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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남편사랑으로 알콩달콩 울산 살이
결혼이민여성, 무료건강검진 혜택 절실
기사입력: 2007/04/25 [11:37]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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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    태국에서 시집 온 폰시를군이 딸 정희를 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새내기 아기 엄마 폰시를군씨
 태국에서 약국 약사 보조를 하던 폰시를군(29)씨는 2005년 12월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 총각과 결혼, 현재 6개월 된 딸 정희양을 키우며 아름답고 즐거운 날을 보내고 있다.

 "정희가 태어나기 전까지 모든 게 다 낯설어 무척 외로웠지요. 딸이 태어나고 남편의 관심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고국의 향수가 많이 사라졌어요."

 일반버스가 드문드문 다녀 개인 차량이 없으면 교통의 불편함을 고수해야 하는 시골마을이다. 이 마을 칠조회관 인접한 곳에 사는 폰시를군씨는 딸애에게 모유를 수유하며 틈틈이 이유식도 만들어 준다. 아기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폰시를군씨는 가끔 딸애를 돌보느라 매어 있다 보니 갑갑함을 느끼기도 한다.

 "갓 결혼하고 집에 혼자 있기가 힘들다며 저를 졸라 한 달간 직장에 다닌 적이 있었지요. 아내는 일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더군요. 딸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보육시설에 맡기고 일하고 싶다고 했지만, 저는 아이를 잘 키워주는 것을 바라고 있지요."

 남편 이장우(41)씨는 아직 한국어가 서툰 아내지만 빨리 우리말을 배워가고 있어 곧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글 써서 붙여 놓고 공부
 <왕궁>, <시댁> 등 우리글 옆에 태국어로 토를 달아 써 붙여 놓은 폰시를군씨는 글씨체가 참 좋다. 웬만한 글씨는 다 읽을 정도로 한글을 빨리 깨우치고 있는데, 이주여성들끼리 한 번씩 모여 정보도 교환하고 서로의 고충도 털어 놓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시내 도처에서는 결혼이민여성들의 모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지리와 언어에 약한 폰시를군씨는 어서 세월이 흘러 울산문화와 한국어에 능통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이장우씨는 아내와 대화 소통이 잘되고 있으나, 가끔 막힐 때는 사전을 꺼내 공부하면서 대화를 하고 있다. 아주 자상하다는 기자의 말에 이씨는 "저 하나 믿고 멀리 시집왔는데, 당연히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지요."

 노총각시절을 보내며 독신을 고집했던 이씨지만, 결혼이민여성인 종형수의 중매로 지금의 아내를 맞이, 예쁜 딸까지 얻어 연신 싱글벙글.

 ◈ `한 가족`이란 마음으로 시댁과 친화
 "형님 저 왔어요.", "식사하세요." 등 우리말을 배우고 익혀서 시댁 식구들과 친화력을 가진 폰시를군씨.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본가(부모님과 형님가족 거주)에 자주 들러 함께 식사도 하고 농사일을 거들어 한 가족으로서 돈독한 정을 쌓고 있다.

 이장우씨는 "좀 더 생활기반을 잡고 나면 처가인 태국에도 가끔씩 방문해, 처가 가족과 친화력도 다지고 아내의 마음도 밝게 해 주고 싶어요."

 건설프랜트 일을 하고 있는 이씨는 아내가 완전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늘 관심을 갖고 있다. 일을 해야 하기에 신경을 쓰지 못할 때가 많지만, 나머지 함께 하는 시간은 아내와 딸을 위한 일을 한다.

 ◈ 결혼이민여성에게 복지 확장을
 결혼이민여성 중 많은 여성들의 생활이 그다지 여유롭지 못한 관계로 사회복지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경우가 많다. 다행히 시내 중심지 또는 인접한 곳에 사는 여성들은 복지 혜택을 누리기도 하지만, 외곽지역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복지제도가 마련돼 있어도 그림의 떡이다. 이를 두고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아내의 건강이 특별히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예방 차원에서라도 종합검진을 받았으면 해요. 정보에 의하면 보건의원 등에서 무료 검진을 한다고 들었는데, 저희와 같이 조금 어려움을 겪는 세대에 혜택이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씨의 바람대로 곧 무료건강검진 혜택은 실행될 가능성은 높다. 지난해 결혼이민여성들이 무료 검진을 받았으며,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것.

 신정도 가족보건의원 관계자는 "지난해 결혼이민여성 중 의료보험증이 없거나 갓 취득한 여성들이 무료종합검진을 받았지요. 올해도 계획이 세워져 있는데요, 시행이 되면 바로 연락해서 검진 혜택을 받도록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 관심으로 마음의 평화 얻도록
 결혼이민여성들은 자신과 비슷한 환경의 여성을 만나 대화를 함으로 고국의 향수병을 없애고 생활에 자신감을 얻게 된다. 폰시를군씨도 10분 거리에 있는 이종 언니가 있어 서로 위안을 삼으며 울산생활에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 결혼이민 여성과 가족 모두 울산시민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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