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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내골편지.14 - 전라도집 / 문모근
기사입력: 2024/01/23 [14:40]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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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내골편지.14 - 전라도집 / 문모근

 

오늘은 전라도집에 경사가 났습니다

 

우연히 지나가던 신문사 기자일행이

막걸리를 찾는데 원래 인심이 후덕한

여주인의 선심과 더불어 낯선 손님까지

기분이 좋아 모르는 사람인데도

막걸리를 따르고 인사를 나눕니다

따지고 보면 모두가 재넘어 사는 도회지 이웃사촌인데

어떠냐고, 여주인의 너스레와 고소하게 익는

곱창냄새가 골짜기에 퍼졌습니다

가만 보니 신문사에서는 피서지특집을 준비하기 위해,

나그네는 인정이 좋아서 자주 들른다는 사람들이고

부부였습니다

이래저래 좋은 사람들이라서 악수 나누고

이름도 나누어 갈무리하면서

한 저녁 흐뭇하게 지냅니다

시간이 하도 지나서 아쉬움을 자리에 놓고

일어나는 게 조만간 다시 볼 얼굴입니다

시골의 주막은 원래 그렇습니다

모르는 사람도 순식간에 아주 가까운 친구가

됩니다

 

시골에 한 번 살아 보시지요

 


문모근 시인

ㆍ1992년 《시와 시인》 등단, 한국문인협회원,울산문인협회원,울산북구문학회원

계간 《스토리문학》편집위원 및 추천심사위원, 시집 『월요일에는 우체국을 간다』 외 4권

2016년 천상병귀천문학상수상, 2021년 스토리문학상 대상 수상, 2022년 울산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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