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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길의예절산책)
아내가 죽으면 남편이 상주(喪主)
기사입력: 2014/12/12 [12:52]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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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옥길 예학자     ©UWNEWS
성인도 종시속(從時俗)하라는 말이 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풍속도 변하고, 예절도 변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변해야 할 것이 있고, 변하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 외국의 풍속과 예절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편한 데로 바꾼다면 우리나라의 얼(魂)이 없어지고, 정체성(正體性)이 없어진다.

오륜(五倫)에 장유유서(長幼有序)란 연장자와 연소자 사이에는 지켜야 할 차례와 순서가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동양과 서양의 도덕과 문화의 차이는 조금 있지만,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만고의 진리 이다. 하물며 지존하신 우리 조부모가 평가절하 되어야 한단 말인가?

수 일 전 처이모(妻姨母)가 작고(作故)하여 서울 모 명문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문상을 갔다. 예식장 입구에 안내판 영상화면이 뜨는데, 좌 상단에 고인의 사진아래 성명이 있고, 우 상단에 상주(喪主)라고 적혀 있고,  고인(故人)의 아들 삼 형제가 위에서 아래로 상주 아무개라고 순서대로 적혀 있었다. 맨 아래 남편 <박 아무개>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잘못된 것을 지인에게 지적을 하고 있는데, 황급히 다가와서 주의 깊게 듣는 사람이 있었다. 나중에 보니 시신을 수습하는 장례관리사였다. 

이런 안내판이 입구와 각층과 호실 앞에도 설치되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부부(夫婦)가 해로(偕老)하다 부인이 먼저 세상을 하직하면 망자의 부(夫: 남편)가 상주(喪主)가 된다. 자식들은 상제(喪制)가 된다. 상주는 단 한사람 주인이 둘이 될 수 없다. 부친(父親)이 작고하면 맏이가 상주가 되고, 그 아래 아우들은 상제가 된다. 금세 와서 장례식장에 가보면 아들을 모두 상주라고 적고 있다.  대다수(大多數)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무지(無知)한 줄도 모르고 그렇게 알고 있으니, 식자(識者)들이 바른말(온당한) 말을 하면 도리어 따돌림을 당한다. 집안의 어른은 아버지인 것을 세상이 다 아는 일, 어찌하여 천(賤)한 자리 맨 하단에 부친성명을 쓴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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