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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단상
책한권의 철학 - 소설 황진이
남존여비와 가부장을 뛰어넘은 주체적 자유인
기사입력: 2005/06/28 [17:5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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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여성신문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다'는 황진의 외침이 들리는 듯한 심경으로 책속에서 그녀를 만났다. 역사의 뒤안에 묻혀있던 보석같은 여성인물들에 대한 재해석이 조명을 받고 있다. 시대조류에 편성한 일시적 붐이 아니라 시대사조의 변화에 따라 필연적으로 거쳐야할 과정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1세기는 여성의 시대이고 여성이 세계를 끌고가는 모계사회로 전환되는 분기점에 왔다고 인류학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의 역사속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 춘향의 정절, 심청의 효심, 신라 박제상의 박씨부인의 망부가등을 사회의 귀감으로 삼고있으나 반면 여성의 주체의식이나 여성성에 대한 진정한 자아를 찾는 여성에 대한 조명은 언제나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관습 통념, 사회가 만들어낸 여성에게 씌운 올가미들을 과감히 끊어내고 당당히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산 그녀는 과연 선구자의 길을 걸어갔다 할 것이다. 제도권의 중심궤도에서 벗어나 남녀차별과 적서차별의 이중고리를 스스로 끊어내고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인 기녀의 길을 간 여성,

주체적 사상을 가진 여성, 자유혼을 노래한 여성, 여성의 진정한 자유를 구가한 여성, 자신이 선택한 한 사랑을 위해 끝도 없이 낮아져 사랑을 실천한 여인, 잘못 알려진 서화담과의 일화-화담을 유혹하는 요부가 아니라 화담과 진정한 정신과 학문의 소통이 이루어져 문하생이 되어 교류를 지속한 학문을 사랑한 여성학자, 그들에겐 이미 남녀의 사랑이나 감정은 사상의 우주속에 한점 먼지같은 부유물일 뿐이었다.

기생이 된 연유를 묻는데 대한 답변으로 우린 황진이의 사상을 다편적으로나마 였볼 수 있다. "평생 남의 처마밑에서 비를 피할까? 아니면 비를 맞으며 이 세상을 가로질러 가볼까?저는 여자라 해도 스스로 삶을 경영합니다. 시와 거문고와 가인과 노래와 자연이 일치되어 사는데 더 무엇을 구할 것이 있겠습니까?"

과연 황진이의 삶이 그러했다. 우리가 잘아는 박연폭포, 서화담과 함께 송도 삼절로 불리워질 만한 당대의 걸출한 인물이었다.  이미 출생의 신분에서 세상과 맞섰고 인연이 닿지않아 세상을 버린 상사의 선비에서 인간의 오묘한 생사를 체득해 경계를 넘어섰고 서얼출신의 이사종과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위해 6년간의 계약결혼을 실행한 지혜로운 여인 황진이는 한번도 자신의 삶을 팽개치지 않고 치열하게 살다간 여성이었으니 어찌 아름다운 여성운동가란 이름을 붙이질 않겠는가? 황진이는 그 자신이 운명자체가 되는 일생, 그것만이 자기구원임을 이미 깨닫고 실행한 빼어난 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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