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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자 성공전략…조수진(벌러르마)ㆍ김재석 부부
기사입력: 2007/05/01 [14:36]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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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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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연말 울산지역 결혼이민자는 1455명(남자 102명, 여자 1353명)이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인(42%), 한국계 중국인(30%)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일본, 필리핀,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결혼이민에 성공한 여성들의 사례를 찾아보고, 결혼이민 성공을 위한 지원과 대안을 살려보려 하는데, 이번엔 북구 정자 인근 경주군 양남면 수렴에 거주하고 있는 조수진(벌러르마)ㆍ김재석씨 부부를 찾았다.

◈젊은 엄마의 꿈

몽골 출신 조수진(24)씨의 본명은 벌러르마이다. 시어머니가 발음이 까다로운 본명 대신 조수진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나이보다도 더 앳되고 어여쁜 조씨는 만 두 돌이 된 아들 동현이를 두고 있다. 애가 애를 낳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가냘픈 체격이다. 하지만 겉보기만 그럴 뿐 앙팡지고 다부진 구석이 꽤 많은 신세대 아기 엄마다. 우리 나이로 세 살인 아이를 보육기관에 맡기고 가족문화센터에 다니며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대처를 했다. 현재 아동양육도우미 일을 하면서 열의에 차 있는 모습이다.

조씨는 “제 힘으로 돈을 벌어 미용 자격증을 딸 거예요. 젊었을 때 돈을 많이 벌어 놓아야 나이 들어서 좀 편히 살 수 있잖아요.”

젊다는 표현 보다 어리다는 표현이 드는 외모와 달리 조수진씨는 확실하게 미래구상을 해 놓고 있다.

◈서울 보다 울산이 좋아

조수진씨는 오빠와 언니가 많은 집의 막내로 자랐다. 식구 중 언니 세 명과 오빠 한명이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다. 모두 수진씨처럼 국제결혼을 한 게 아니라 같은 동족끼리 결혼을 한 상태다.

“한국이 몽고보다 일자리가 많아 언니들과 오빠가 한국에 와 있어요. 가끔 언니 오빠를 만나러 서울에 가는데, 복잡하고 공기가 좋지 않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요. 서울보다 울산이 훨씬 살기가 좋은 것 같아요.”

수진씨는 우리말을 곧잘 한다. 발음에서 약간 어눌함이 있지만, 의사소통에도 전혀 문제없을 정도다. 그는 몽고에서 대학을 다닐 때 간간이 한국어 공부를 한 것이 한국살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래도 시골지역인 양남 보다 시내에서 살고 싶다는 말을 슬쩍 흘린다. 이유는 시골이라 또래 여성이 없고 제일 젊다고 하는 여성도 수진씨의 엄마 뻘이 되는 정도라는 것.

◈매일 버스 타고 울산 나들이

조수진씨의 남편 김재혁(36)씨는 현대자동차와 관련된 업체에 다니는 건실한 청년이다. 나이 어린 아내를 위한 배려가 아주 깊다는 평을 듣고 있을 정도로 마음이 순수하고 성실하다. 그럼에도 수진씨는 일에 대한 강한 열정을 보였다.

“남편은 제가 바깥 일을 하지 않고 아들 동현이를 돌보면서 집에 있기를 원해요. 시어머님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제 뜻은 달라요. 제가 사회활동을 하는 것은 경제에 도움이 되기 위한 것 뿐 아닌 제 자신의 발전을 위한 것입니다.”

수진씨는 꿈을 갖고 있기에 울산 나들이가 마냥 즐겁다. 도로가 잘 닦여 있어 울산으로 넘어오는데 30분이면 된다고 말한다. 그 가운데 매주 목요일 오전에는 가족문화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운다. 한국어 습득도 좋지만, 비슷한 처지의 이주여성들과의 교류가 활력소가 된다.
또한 아동양육도우미 일로 이유식 만드는 법을 지도하고 있다.

수진T는 “제가 먼저 애를 키워서 경험이 있기에 가르쳐 주는 거예요. 제가 가는 곳은 동강병원 근처인데, 7개월 된 아기에게 계속 찌찌(모유)만 먹이니 애가 배가 고파서 막 울드라고요. 그렇다고 갑자기 밥을 먹이면 소화를 못시키니까 꼭 이유식을 먹여야 하거든요”라고 야무지게 말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엄마~” 그리고 “수진아~”

수진씨는 시어머니에게 “엄마”라고 부른다. 살가운 그녀의 태도에 시어머니는 동현이 애미라고 하지 않고 “수진아”라고 부른다. 수진씨는 시어머니를 친정 엄마라 생각하고 시어머니는 어린 며느리 수진씨가 마냥 예뻐 딸 처럼 생각하고 있다.

수진씨 부부는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수진씨 시동생은 결혼해서 따로 가정을 꾸리고 있고, 손아래 시누 역시 단란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다. 워낙 수진씨가 어리다 보니 손아래시동생과 시누 모두 수진씨보다 연배가 높다. 수진씨가 어리다는 점에서 잘 가르쳐주고 애정을 갖고 대한다.

◈이주여성들을 인간적으로 대해 주길

“몽골 뿐 아니라 여러 나라 여성들이 많이 한국에 와서 살잖아요. 외국 여성이라고 편견을 가지지 말고 인간적으로 대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사람마다 각기 개성이 다르고 나라 마다 문화가 다르듯 이상한 생각을 갖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이해를 해 주기를 바랍니다.”

어리지만 사려가 깊은 수진씨는 남편으로부터 “내가 벌고 있는데 굳이 돈을 벌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횟집과 보리밥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무척 힘이 들었지만, 현대를 살아가려면 이 정도 고충은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깜찍한 신세대 여성이다.

수진씨의 또 한 가지의 꿈은 운전면허증을 갖는 것이다. 아직 한국국적을 취득하지 않아 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없지만, 곧 국적이 취득되면 꼭 면허증을 따겠다고 말한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수진씨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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