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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문화관광해설사’를 따라 탐방하는 울산의 명승, 유적지 9
태화루(太和樓) (1)
기사입력: 2022/04/14 [16:5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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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WNEWS

 

 

 

 

 

“울산 서쪽 언덕 태화루


거꾸로 선 그림자 푸른물에 잠겼네


처음엔 넓디넓어 학등을 탔나 했더니  


어렴풋이 알겠네 자라 머리에 올랐음을


산빛은 멀리 계림 새벽에 닿았고


바다 기운은 저 멀리 대마도 가을로 이어졌네 


만리타향에서 조망의 흥취 아직 다 하지 못하였는데


하늘 가득 비바람에 난간에 기대어 시름졌네”

 

 

▲ 권태성 울산문화관광해설사     ©UWNEWS

이 시는 조선시대 학자 서거정(대제학:1420~1488)이 말년에 경상도 일대를 유람할 때 울산 태화루에 올라 주변 경관을 보며 지은 시입니다.

 

그는 “태화루 중신기”에서도 “그 경치가 내가 전에 본 누대들과 비슷한데, 광원한 것은 오히려 이 곳 태화루가 더 나은 것 같다”라고 칭송하였고 집에 돌아가서도 그 경치에 반해 밤잠을 설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울산 태화루는,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조선시대 영남을 대표하는 누각으로 꼽히게 되었습니다.

 

 

 

현재 태화루 주변의 “태화강 대공원과 십리대숲”은 제2호 국가정원 이기도 합니다. 특히 경관이 수려한 태화강 주변에는 많은 누정들이 모여 있는데 이휴정, 만회정, 입암정, 대곡천 집청전, 백련정, 관서정과 작괘천의 작천정 등이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부터 태화강은 울산사람에게는 생명의 젖줄로서 풍요와 다산을 가져다주는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태화강은 구석기 신화리 유적을 시작으로, 지금 세계문화유산에 우선등재추진 중인, 신석기 대곡천 국보 대곡리암각화, 청동기 및 신라시대 명문이 새겨져 있는 국보 천전리암각화, 주변 계곡에는 1억년 전 신생대 백악기 공룡 발자국들이 널리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인근 대곡박물관에는 대곡댐에서 출토된 청동기시대 주거지와, 삼국시대의 고분군, 조선시대의 생산유적까지 13,000여 가지의 유물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태화강 상류의 대곡천 유역과 서부 울산지역의 역사문화를 전시하는 ‘울산대곡박물관’입니다.

 

이렇듯 태화강 주변은 당시 선사인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습니다.

 

그러면 울산의 랜드마크인 태화루에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요?

 



첫째, 태화루는 역사적 상징성이 매우 큽니다.

 

태화루는 신라시대부터 울산과 흥망성쇠를 함께 해 온 누각입니다. 울산이 번성할 때에는 태화루도 거기에 걸맞는 위용을 드러내 었었고 울산이 위기에 처했을 때에는  태화루 역시 역사의 풍랑속에서 시련을 겪었습니다.

 

태화루의 시작은 고려시대의 기록인 일연의 “삼국유사”와 김극기의 “태화루 시서”에 따르면 당나라에서 불법을 구하고 돌아온 자장율사가 643년(신라 선덕여왕 12년) 울산에 도착하여 태화사를 창건했다고 전해집니다.

 

태화루는 태화사 경내에 조성된 누각으로 황용연이 내려다보이는 태화강 강가의 절벽위에 세워졌습니다. 태화루가 지어질 당시 신라는 백제의 침입으로 국가존망의 위기에 처해 있었던 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호국사찰인 태화사를, 이 곳에 건립한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울산을 매우 중요시 하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울산은 수도 서라벌로 가는 관문이자 외부세계와 교통하는 국제항으로서 큰 번영을 누렸으며, 이와 함께 그 당시 태화루는 울산을 대표하는 누각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태화사를 지은 지 20여년 후 조그마한 약소국이었던 신라는 막강한 국력의 백제와 고구려를 차례로 무너뜨리고 삼국을 통일하는 위업을 달성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태화루는 나라를 지키고 부강하게 하는 호국불교의 정신이 깃들어져 있는 누각인 것입니다. 

 

고려시대(997년)에는 성종이 태화루를 방문해 연회를 베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수 많은 시인묵객들이 태화루에 올라 100여편의 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다음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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