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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울산시문화관광해설사’를 따라 탐방하는 울산의 명승, 유적지 8
울산암각화박물관
기사입력: 2022/03/24 [12:44]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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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갑순 울산문화관광해설사     ©UWNEWS

  언양터미널 사거리에서 반구대로를 따라 경주방면으로 천천히 주행하다보면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암각화박물관>이라는 표지판을 만나게 된다. 표지판을 바라보며 오른쪽 도로로 접어들면 거기서부터 사뭇 색다른 도로 풍광을 만날 수가 있다. 구불구불 굽어져 돌아가길 몇 번을 반복하다보면 마치 길이 아니라 숲 속을 달리는 듯 한 착각에 빠질 만큼 아름답고 울창한 숲길을 내려가게 된다. 그러다가 향유고래의 형상을 한 독특한 구조의 건물이 눈 안에 들어오는데, 이곳이 바로 울산 울주군 두동면 반구대안길 254에 자리한 암각화박물관이다. 

 

  울산 암각화 박물관은 반구천 계곡에 자리 잡고 있는 두 점의 국보, 즉 대곡리 암각화와 천전리 암각화를 널리 소개하는 일과 함께 암각화 연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기위해 2008년 5월 30일에 개관한 박물관으로서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암각화 전문박물관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조사된 암각화는 약 30여 점 정도인데 그 가운데 국보로 지정된 것은 반구천 계곡의 대곡리 암각화와 천전리 암각화, 단 두 점이라는 점에서 울산 암각화 박물관이 이곳 반구천 계곡에 위치하는 것에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암각화가 바위에 새겨진 단순한 그림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곳 암각화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암각화가 처음으로 학계에 소개되고 알려지게 된 것은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암각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암각화 부근에 터를 잡고 살아온 인근 주민들에게는 생소한 이야기가 결코 아니었다. 암각화의 존재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으나, 그 존재가 지니는 가치에 대해서는 미처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1970년 12월 24일 울주 지역 불교유적조사를 실시하고 있던 동국대학교 박물관 조사단은 원효대사의 행적을 찾던 중, 대사가 머물렀다고 알려진 반고사지(盤皐寺址)를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마을 주민으로부터 암각화의 존재를 알게 된다. 

 

  천전리 각석 즉 천전리 암각화는 그렇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71년 12월 25일에 사연댐 상류지역의 바위면을 조사하다가 역시 마을 주민의 도움으로 대곡리 암각화(반구대 암각화)를 발견하게 됨으로 두 점의 국보가 세상 밖으로 얼굴을 드러내게 된 것이었다. 

 

  박물관의 출입구를 지나면 곧 중층 구조의 내부로 들어서게 된다. 1층에는 박물관 주요전시물인 대곡리 암각화와 천전리 암각화를 실물 크기로 모사한 암각화 유적물과 함께 유적을 소개하는 입체적인 영상시설 등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종 모형물과 사진 등이 작은 전시라는 이름으로 전시 되어 있다. 

 

  먼저 대곡리 암각화 모형전시물에는 현장에 있는 실물과 점 하나, 선 하나 다르지 않는 실물크기의 암각화 그림들을 만날 수가 있다. 50여 마리의 각종 고래 그림을 시작으로 지각변동으로 인한 선사인들의 바다시대와 육지시대의 변화를 한 눈에 읽을 수가 있으며, 고래잡이와 함께 수렵 사냥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약 300여점 이상의 그림들로 채워져 있는 것을 관람할 수가 있다. 

 

  대곡리 암각화를 관람한 후, 방향을 바꾸어 뒤돌아서면 그곳에는 천전리암각화 모형전시물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청동기 시대와 함께 상하로 나누어 위쪽에는 문자가 없던 선사시대의 각종 기하학적인 그림들이 새겨져 있는가하면 아래쪽에는 문자가 새겨진 즉 역사시대가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신라시대의 생활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여러 점의 세선화가 그려져 있는가하면, 금석이나 기물 등에 새겨 놓은 글이라는 뜻의 명문(銘文)이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이야기가 원명과 추명이란 이름으로 엮어져 있는 것을 또한 관람할 수가 있다. 

 

  암각화박물관은 현재 ‘대곡천 사냥꾼 바다를 만나다’ 라는 기획특별전과 함께 임인년을 맞아 암각화에 그려져 있는 호랑이를 모티프로 벽사와 수호의 의미를 담은 호랑이 민화를 그려보는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성인 교육프로그램인 호작호작(好作互作) 등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고 있다. 

 

 

 

  또한 대곡천과 반구천 물길 따라 걷는 도보투어가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맑음을 모으는 정자라는 의미의 집청정을 지나 조선 후기 정몽주 선생을 비롯 3인의 선현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한 반구서원을 거쳐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과 함께 물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걷다보면 어느새 대곡리 암각화 현장에 이르는 도보투어는 콘크리트 바닥과 아스팔트 포장길의 딱딱함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땅을 밟는 편안함과 더불어 쉼과 안식의 시간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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