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획/특집
기행
생명과 평화를 품은 울산 순례 그 13번째 동행을 함께 하다...아, 방어진!
등대와 등대가 있는 슬도, 소리관, 성끝마을, 향수바람길, 방파제의 로망이 있는 방어진이지만 일본의 수산기지였기에 일본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기도...
기사입력: 2020/02/06 [13:49]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UWNEWS

 

[울산여성신문 박채미 편집위원] 2월2일 오후4시 방어진 슬도 활어직판장 공영주차장에서 생명평화 울산순례모임 참여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시내 쪽은 포근한 햇살로 따뜻했지만 이곳 방어진은 바닷바람이 오늘따라 세차게 불어 다들 모자를 꾹 눌러썼다.

 

오늘 여정은 주차장에서 걷기 시작하여 등대가 있는 슬도, 소리관, 성끝마을, 향수바람길, 방파제까지이다.

이 주차장은 예전에 말 목장이 있던 곳이라고 했다. 오늘의 길 안내자는 ‘울산 노동역사관1987’ 사무국장 배문석씨. 옛 문헌에 등장하는 동구의 지명과 남목에 대한 설명 등 역사적 내용을 들으니 방어진에 대한 이해가 더욱 새롭게 다가왔다. 

 

주차장에서 슬도로 가는길. 마을 어귀에 드라마<욕망의 불꽃, 2010>,<메이퀸, 2012>와  영화<친구2> 촬영지였음을 알리는 푯말이 보인다. 

‘욕망의 불꽃’을 한창 재미있게 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슬도는 섬끝마을에서 연결된 자그마한 섬. 슬도의 슬은 거문고를 뜻하는데 파도가 바위에부딪칠 때 나는 소리가 거문고 연주처럼 들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섬의 모양이 시루를 엎어놓은 것 같다 해서 시루와 발음이 비슷한 단어를 골라 붙였다는 말도 있다. 

 

1950년대 말에 세워진 무인등대가 있다. 이곳에는 등푸른 생선을 비롯한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고 방파제 안과 밖으로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예전에 물이 빠지면 마을에서 걸어서 이곳까지 올 수 있었다한다. 

슬도의 바위들은 바위 전체가 구멍이 뚫여 있는 특이한 형상인데, 제주도의 현무암과 비슷한 모양새지만 돌 색깔이 검지 않은 것이 차이점이다.

이 바위구멍으로 바닷물이 드나들 때 나는 거문고소리가 ‘슬도명파’로 방어진 12경 중 하나로 꼽힌다. 

 

슬도에서 나오니 2016년 7월에 준공한 소리체험관이 있다. 성끝마을과 슬도로 이어지는 방파제 사이에 있는 이곳은 동구의 소리 9경을 테마로 하고 있다. 소리관 내부관람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성끝마을로 향했다.

성끝마을은 원래 섬끝마을이라 불렸다. 여기서 섬은 슬도를 뜻한다. 지금 쓰이는 공식이름 ‘성끝마을’은 남목 (남쪽목장)을 이룬 마성(馬城)끝에서 나온 말이다. 

 

지금과 같은 마을이 조성된 것은 1970년대 초반. 성끝 마을이 위치한 방어동 3-71 일원은 대왕암 공원 내 포함되어 있고 대부분 기획재정부 소유의 국유지다. 

2019년 말, 117개동 153세대 226명이 거주하고 있다.

성끝마을은 곳곳이 아름다운 벽화가 그려져있다.

2012년 ‘특색있고 아름다운 동구마을길 조성사업’의 하나로 시작했으며 ‘향수바람길’이란 골목명칭을 함께 붙였다.

 

 

향수바람길을 따라 다시 해안가로 나와 방어진 방파제로 향했다. 

일제강점기 방어진은 제1의 수산기지였을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해 총독과 정무총감이 부임하면 들러서 가던 곳이었다고 한다.

 

방파제 위엔 1923~1928년 일본인 수산업자들이 한국인을 동원해 축조한 항구시설과 방파제 준공을 기념한 '방어진항 축조기념비'가 서 있다.

기념비에 소화3년(1928년), 일본해라는 표기들이 보인다. 이 방파제 건립에 동원되었던 한국노동자 중 48명이 축조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이 또한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또한 한국전쟁 이전 '좌우익 대립'속에서 울산동구에서도 많은 민간인이 학살되었다.

 

 

그 중에서도 첫 번째는 1948.8.10일 방어진 수장사건. 방어진에 거주했던 은행원 황학림이 주민10여 명과 함께 총살된 후 가마니에 넣어 수장되었다 한참후 시체가 파도에 떠밀려왔다고 한다. 그를 본 당시의 방어진 주민들과 그 피해자들 가족들의 심경이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니 필자 또한 애환의 우리 역사에 가슴이 먹먹했다. 오늘의 방어진에서는 또 어떤 역사가 써내려가질까?

 

오랜 역사 속에 수많은 슬픈 역사를 안고 있는 방어진. 오늘 방어진 순례여정을 마무리할 즈음, 검푸른 파도위로 석양과 함께 붉은 해가 서산을 넘어가고 있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