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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지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기사입력: 2016/10/19 [14:3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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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형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수필가     ©UWNEWS

2016년 9월 12일 경주, 울산, 포항 등 동해남부 지역에 강도 5.8이라는 초유의 강진이 발생했다. 강진 발생 후 3주가 지났으나, 아직도 여진(10월 2일 현재 455회)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발생한 여진의 횟수는 국내에서 지진이 가장 많이 발생했던 2013년의 93회를 5배나 뛰어넘었음은 물론, 2009년부터 지난 해까지 발생한 총 지진 횟수 396회보다도 훨씬 많다. 여진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혹시 이처럼 잦은 여진이 또 다른 강진을 예고하는 것은 아닌지? 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5.1, 5.8의 두 차례 강진이 발생했을 때 필자는 서울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강 건너 불구경’하듯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9월 19일 울산에서 직접 4.5의 강진을 체험했을 때 느꼈던 무서움과 두려움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그 때서야 비로소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5.8의 강진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리고 경주에 왜 그렇게 많은 피해가 발생했었는지? 지난 9월 22일 정부도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지진피해가 심했던 경주시를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하고 피해복구에 나섰다.


지난 여름 런던에 체류했을 때 영국 과학박물관(Science Museum)을 방문했었는데, 거기에 ‘지진체험실’이 설치되어 있었다. 지진 강도별로 땅의 흔들림과  굉음의 정도가 어떠한 지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 있었다. 거기서 1995년 1월 17일 일본 고베에서 발생했던 대지진 당시의 강도 6.9의 상황을 간접 체험했는데, 벽에 설치된 버팀목을 잡고서도 몸을 지탱할 수 없었다.


5.8이라든지 6.9라는 숫자는 우리에게 실제 지진의 위험을 경고할 수 없다. ‘지진체험실’에서의 간접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도 전국 곳곳에 ‘지진체험실’을 설치하여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안전과 재난’을 담당하는 공무원과 기업체 직원, 어린이와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직원, 기상청과 방송 및 언론 종사자 등은 반드시 ‘지진체험실’에서 간접체험을 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본인들이 스스로 지진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체득해야 효과적인 지진대피 훈련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진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자연재난이다. 재난이 닥쳤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리 교육과 훈련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강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양산단층대, 울산단층대, 형산강지구대를 꼽는다. 이번에 발생한 5.8 강진의 진원지도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한다. 이 지역에 지진을 감지하고 경보를 울릴 수 있는 ‘지진관측대’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지진의 관측은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정확성과 신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지진은 조류나 곤충 또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통해 미리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지진관측대’에서 이러한 자연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지진이 일어나더라도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땅이 갈라져서 침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지축이 흔들리면서 건물 등 각종 지상 구조물이 무너져서 발생하는 피해가 대부분이다.


지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상 건축물에 대한 안전진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여 문제가 있는 부분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여기에 더하여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지상 건축물로부터 대피하는 재난훈련을 범국민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정부에서 실시하는 민방공훈련과 병행하여 지진대피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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