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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사실상 탄핵이라며 한탄하는 여당 의원들
일방적 승리가 오히려 부담스러운 한나라당
기사입력: 2006/06/09 [18:3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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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여성신문

국민들은 경제의 양극화보다 이념의 양극화가 더 무섭다며 몸서리를 치고 있었던 것을 집권여당은 알아야 한다.
 
5월31일 치러진 이 나라의 지방선거는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너무나 엄청난 한나라당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참패한 열린 우리당은 책임론을 두고 분당의 위기까지 치달을 전망이고 반면에 대승을 거둔 한나라당은 애써 기쁨을 감추면서 2002년 대선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며 몸조심을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나라당의 사령탑으로 얼굴에 칼을 맞으면서 선거를 지휘해 오던 박근혜 대표도 선거 때 약속은 목숨처럼 지켜야 한다며 승리에 들뜨기 보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자세부터 가다듬을 것을 주문하며 축제분위기를 애써 감추고 있었다.
 
사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박근혜 대표를 예방했을 때도 당직자의 숫자보다도 기자의 숫자가 더 많았고 박수 소리도 꽃다발도 없는 차분한 만남이었다.
 
이 자리에서 오세훈 당선자는 “지지율이 높을 때는 좋았지만 끝나고 나니 모두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말했고 박 대표도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은 감사하고 기쁜 일이지만 굉장히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일.”이라며 몸을 사렸다.
 
이번 선거는 야당의 승리가 어느 정도 예상되던 선거였지만 이처럼 전국을 휩쓸듯이 한 선거 결과에 한나라당 자신들이 경악이란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압승을 거둔 것에는 사령탑인 박근혜 대표의 인기가 결정적이었다.
 
그는 오세훈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러 연단에 오르다가 지충호가 휘두른 칼에 얼굴에 자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면서 전국의 민심은 요동쳤고 이를 안쓰럽게 여긴 국민들의 동정심이 한나라당으로 쏠렸다. 그리고 부상을 당하고도 당황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며 수술 후 선거 상황을 보고 받으며 “대전은요?” 하며 접전지역을 챙기는 박 대표의 선거관리 능력이 지지자들과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퇴원 후 접전지역인 대전과 제주를 방문하여 유세에 참가한 박 대표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한 위세였다.
 
대전에서는 박 대표가 유세장에 나타나자 삽시간에 5천여 관중이 유세장을 가득 메웠다. 이런 정도의 숫자라면 며칠 전부터 당이 조직을 동원하여 참가를 독려해도 동원할 수 없는 청중이었으므로 박 대표의 인기가 그대로 표출되는 순간이었으며 뒤지고 있던 대전에서의 선거가 한나라당 쪽으로 기울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제주도에서의 박 대표 인기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유세장에는 물론이고 공항으로 가는 길을 가득 메운 청중들로 차가 멈추어야 할 정도였고 박 대표는 무개차에 상반신을 내밀고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해야 했다. 어느 대통령도 제주도에서는 이 정도의 환대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이야기고 보면 그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제주도도  박 대표가 하루만 더 머물었다면 판세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각 언론들의 추측이었다.
 
여권인 열린 우리당은 5.31선거의 충격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 라는 위기감과 “하루 빨리 당을 추슬러야 한다.” 는 심기일전론과 “당 해체론”에 이르기 까지 갖가지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거대 여당은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이런 차제에 노무현 대통령이 “한두 번 선거로 나라가 잘 되고 못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발언이 당내에 알려지면서 도대체 선거 대패로 당이 이렇게 우왕좌왕하는 시점에 대통령으로서 할 발언이냐며 초재선 의원들 할 것 없이  일제히 청와대를 성토하기 시작했다.
 
일부 의원들은 초상집에 염장 지르는 소리라며 대통령이 당과 따로 가겠다는 선언 아니냐. 며 차라리 따로 가자며 극단적인 발언들을 쏟아내기도 했다. 
 
친노 진영에서도 당·청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여당의원들은 국민의 감정과 정서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시중에는 대통령의 사고 구조가 잘못됐다는 말이 많다고 했고 한 초선 의원은 “반성하고 패배 원인을 찾아야 할 때 대통령이 찬물을 끼얹느냐”며 흥분하기도 했다. 심지어  386 의원들까지도 “국민이 정부·여당을 사실상 탄핵했는데, 대통령은 역사적 소명의식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일이 이렇게 꼬여가자 청와대는 발언의 원문까지 공개하며 여당이 참패했는데 대통령이 책임을 안질수가 있느냐며 의원들 달래기에 나섰다.
 
이런 와중에  여당은 4일부터 1박2일간 강원도 홍천에서 원내대표단 및 정책위원장 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책개선 워크숍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현행 부동산. 세제 정책의 근간은 유지하되 1가구1주택 실수요자의 보유세 부담 완화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거래세율 조정 등 제한적인 정책적 보완을 추진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뒤늦게나마 민심의 향배에 눈을 돌려 이반된 민심을 추슬러 보자는 의미에서 이러한 정책들을 손질할 모양이다.  물론 잘못되거나 국민들이 과중한 세제로 고통 받는 사례들이 있다면 그 정책들을 손질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에서 멀어지는 이유는 비단 잘못된 정책 탓만은 아닐 것이다.
 
국민들은 민생고에 허덕이며 하루하루를 얼음판 위를 걷듯이 살아가는데 민생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과거사 타령만 하며 국민들을 식상하게 했고 흑백논리로 이념의 양극화를 조장하여 허구한 날 좌우익 마찰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노대통령이 이 나라의 경제 양극화를 걱정하며 이의 극복을 이야기 할 때에도 국민들은 경제의 양극화보다 이념의 양극화가 더 무섭다며 몸서리를 치고 있었던 것을 집권여당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대안 없이 북에 퍼주기만 하며 납북 어부 사건이나 국군포로 같은 당연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들을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지원을 받고도 고마워할 줄 모르는 북한의 몰염치에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허탈해 했다.
 
이제는 정부나 여당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말이 아닌 실천을 보여 주어야만 이반된 민심을 어느 정도나마 추스를 수 있을 것이다.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들이고 정부나 여당은 국민들의 심부름꾼임을 스스로 깨달아야만 진정한 자기성찰이 있었음을 국민들이 인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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