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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신학기 학부모 모임
학교와 교사에 대해 아는 게 희망이다
기사입력: 2006/03/31 [16:00]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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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여성신문

▲    초등학교 어머니 총회 모습
3월 24일 시내 한 초등학교 어머니 총회를 열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총회는 학교와 가정의 교육적인 관계를 높이기 위해 학교에서 여는 행사로 1년 중 가장 많은 인원의 학부모들이 참여를 한다. 이때 학교 문턱을 넘나들기를 꺼려하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총회만큼 꼭 참여하겠다는 학부모 등 의견이 나눠지기도 한다. 어머니 총회에 참여했던 학부모를 만나 총회에 대한 기대와 우려 섞인 마음을 들어보았다.

※의견을 나눈 어머니는 모두 가명을 사용함을 미리 밝힌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양미라, 이선희, 정희조, 배순란 등 4명의 학부모가 참여했다. -편집자주-
 
◇어머니 총회에 대한 기대와 우려
▲양미라=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의 엄마랍니다. 학부모 총회가 있어서 약간은 떨리는 맘으로 출석했어요. 생각 외로 절반도 안되는 학부모들이 와 있네요. 자녀교육 전문가의 강의를 듣고 대표를 뽑아야 하고 임원도 뽑는다는데 좀 내키지 않네요. 그리고 총회에 대해 좀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요.

▲이선희=저는 미라씨 아이의 선배가 되는 엄마가 되겠네요. 저희 아이는 3학년이니까요. 먼저 학부모 총회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드릴게요. 총회는 교육에 대한 정보와 상담 등을 하는 시간으로 편안한 마음을 가지면 된다고 봐요. 그리고 어머니회 조직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없어졌으며 대신 학년 자모 대표만 있어 학교 행사 때 어머니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지요.

▲정희조=저도 선희씨처럼 아이가 3학년이에요. 그 동안 직장을 다니느라 총회에 매번 빠졌거든요. 이제 초등 중간 학년이 되다보니 교육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고 한편으로 걱정도 되네요. 교육에 대한 정보와 선생님과 상담도 해야겠는데 혹시 학교에서 돈 내라고 할까봐 은근히 걱정이 됐는데 잘됐군요.

▲배순란=저희 아이는 4학년이에요. 여기서 가장 선배 아이의 엄마네요. 희조씨가 걱정한 것처럼 학교에 돈을 낼 필요가 없어요. 아이를 보내놓고 교육에 신경 써야 하기도 모자라는데 돈걱정까지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요.

▲양미라=그런데 순란씨, 그 동안 매스컴을 통해 학교 교사의 횡포를 듣게 됐잖아요. 노래방에서 학부형을 추행한 교사문제 말이에요. 그건 학부모들이 공공연히 노래방 도우미를 해야하는 등 교사와 관련해 학부모 입장에서 대접을 해야 하는 것 같아 우려가 되더라고요.

▲배순란=미라씨가 대접이라는 말을 해서 하는 말인데요, 접대와 대접은 앞뒤 단어만 바뀌었을 뿐인데 그 이미는 완전히 다르지요. 선생님께 대하는 학부모는 예를 갖춰서 대접을 해야하고, 필요이상으로 하면 접대가 된다는 거지요. 요즘 학부모 의식이 높아졌고 학교에서도 일부 교사가 혹시 구태의연한 의식과 행동을 가지고 있는지 면밀하게 살피고 있더라고요.

▲정희조=저희 아이는 작년에 다른 학교에서 전학을 했지요. 그때 주변에서 들은 게 있는데요, 당시 아이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각오가 돼 있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더욱 학교에 가는 게 겁이 났지요.
 
▲양미라=한마디로 '잘못된 만남'은 없어야 겠지요. 저희 학교는 그런 잘못된 만남이 없는 학교라는 소문이 있어서 안심하고 있는 걸요. 하지만 혹시 내 아이가 차별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기도 해요.

▲이선희=미라씨 보다 선배 자모로서 한마디 할게요. 아마 교사들도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아이를 야단치는 일이 있어요 '내 아이를 싫어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에 난감해 한다고 하더군요. 이런 경우를 생각하면 교사도 자모도 뚜렷한 주관을 갖는 게 필요한 거지요.

▲배순란=말 많고 탈 많았던 학부모회가 사라진 학교가 제법 많다지요. 아버지들이 중심이 된 교육협력회와 어머니들이 중심이 된 자모회 등 기존 학부모단체들이 지고, 경제적 부담과 아이들에 대한 걱정도 사라졌다고 하는데 그래도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긴 해요.
 
▲이선희=아마 내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요. 학교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면 자꾸 의심을 품게 되지요.

▲양미라=글쎄요, 저는 잘 모르지만 자모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교사들이 평소 뭔가 바라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자꾸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선희=아까 얘기가 나왔다시피 일부 교사들과의 잘못된 만남이 있듯 그 주체적 역할은 교사 뿐 아니라 학부모도 함께 들어가는 거라 생각해요. 분명한 생각을 갖고 행동을 한다면 그런 일에 휩쓸릴 필요가 없는 거겠지요.

▲정희조=선희씨 말을 듣고 보니 이해가 되는군요. 내 아이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은 없애야겠지요. 대신 학교급식에 대해, 청소상태에 대해 점검해 보는 것은 부모 된 도리라는 생각이라고 퍼뜩 스치게 되네요. 얘기 도중 많이 배우게 되네요.

▲배순란=그렇네요. 학교에서 1년간 일정을 밝혀주는 총회는 여러모로 유익한 행사라고 할 수 있어요. 부모들의 욕심으로 괜한 걱정을 하다보면 결국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주겠지요. 교육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말이에요. 어쨌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어머니회가 없다고 하니 마음은 편하네요.

▲정희조=저도 처음엔 무조건 어머니 모임이라 해서 거부 반응을 보였는데, 알고 보니 총회는 꼭 필요한 행사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얘기를 나누고 나니 부자가 된 느낌이에요. 마음의 부자말이죠.

어머니 총회에 대해 얘기를 나눈 4명의 학부모들은 총회의 순기능을 이해하고 좀 더 열린 사고를 갖자는 데 동의하며 자주 의견을 나누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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