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도. 울산남부경찰서 교통사고 조사계장을 지낼 때 관할 온양파출소에서 정민성(가명)경장이 전화를 하였다.
“계장님! 저희 관내에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직원을 현장에 좀 보내 주십시오.”
“사망사고 인가요?”
“아니고요, 트럭에 사람이 받혔습니다. 피해자는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상태가 어때요?”
“피해자는 여고생인데 트럭 앞 범퍼에 부딪쳐 공중으로 붕 떴다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얼마나 다쳤는가요?”
“네, 저 거기를 다쳤다고 합니다.”
“거기가 어딘가요?”
“아아 네, 그러니까 여자의 중요 부분 거, 저 있잖습니까. 윗동네와 아랫동네가 한 동네가 되었답니다.”
얼른 이해가 되질 않았다.
정 경장의 설명에 의하면 비포장 자갈길이 있는 온양면「○○마을」어귀에서 남․여 공학인 ○○종합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여학생이 하교하던 중 도로를 횡단하다 자갈을 실은 8톤 트럭의 우측 앞 범퍼에 엉덩이가 충격되어 약 3m가량 공중으로 붕 떴다가 앉는 자세로 떨어지면서 하필 길바닥에 박혀 있는 돌멩이에 음부와 항문사이가 찍혀서 크게 찢어졌다는 것이었다. 거기서 거기까지 찢어졌다면 대단한 중상이었다. 진단은 얼마 안 나왔다 하더라도….
여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곳이 아닌가. 그런데, 거기를「윗동네와 아랫동네」로 표현하다니. 하여튼 거기가 한 동네가 되었다면 가히 짐작이 가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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