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위자 부경대 겸임교수/2급 걷기지도자 ©UW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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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경우 어릴 때는 실학자 정약용을 존경하였고, 젊은 시절에는 다산을 흠모하였으며, 나이 들어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어 꽤 친숙해졌다.
작년 11월 조윤제님의 <<다산의 마지막 습관>>은 다산이 20여년의 유배지에서 풀려나면서, 육십 년 내공을 비우고 새롭게 시작한 공부에 관한 내용이다. 이어지는 내용은 위의 책에서 상당부분 발췌하였음을 미리 밝힌다.
다산이 환갑이란 인생의 정점에서 찾은 책은 <소학>과 <심경>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법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같은 일상의 규범을 정리한 책이 <소학>이고, <심경>은 유학의 가장 높은 경지에서 마음을 들여다보는 구절들을 정리한 책이다.
이 두 권의 책으로 본다면 다산은 <소학>으로서 외면을 다스리고, <심경>으로서 내면을 다스려 여생의 올바른 삶의 길을 모색했다고 볼 수 있겠다.
1. 평범한 일상이 쌓여 위대함에 이름에 대한 통찰
아무리 높은 이상도 그 시작은 현실에 발을 딛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가는 일상이다. 일상에서 증명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인정받을 수 없다(89쪽).
자기 집 쓰레기 분리배출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태도는 어딘지 공허해 보인다.
학문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날마다 행하는 도리(인륜: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마땅히 다 헤아려 말없이 마음속에서 나누어 살피는 것이다.
천하의 지극히 어려운 일도 쉬운 일에서 시작되고, 천하의 큰일도 그 시작은 미약하다(도덕경, 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
일상에서 증명이 되어야 한다는 다산의 생각은 고향으로 돌아와 평범한 하루하루를 비범하게 보낼 수 있는 동력이 되었다. 즉 사자소학을 그대로 실천함으로 참 모범이 되었던 것이다.
2. 독서에 관한 다산의 통찰
아들에게 보낸 아래의 글에서 독서에 대한 다산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 밖에 없다. 독서는 사람에게 가장 깨끗하고 중요한 일일 뿐더러, 호사스러운 집안 자제는 그 맛을 알 수 없고, 시골의 자제들은 그 오묘한 이치를 알 수 없다.
반드시 어려서부터 본 바가 있고, 너희들처럼 중간에 재난을 겪어본 젊은이들이 진정한 독서를 할 수 있다. 그들이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뜻도 모르면서 그냥 글자만 읽어 내려가는 것은 진정한 독서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44쪽).”
아버지의 뜻을 따라 폐족이지만 독서를 통해 먼저 자신을 세우고, 가문을 세웠으니 독서는 가장 확실하면서도 가장 경제적이라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