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사회/정치
이해찬, '설화(舌禍) 메이커'되는 까닭은 ?
공명심 발로로 인한 말실수인가, 차기 대권후보로서 이미지 강화인가
기사입력: 2005/05/27 [18:40]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홍준철 기자

이해찬 국무총리의 연이은 설화(舌禍)가 정치권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2002년 8월 ‘병풍유도 발언’부터 2004년 ‘폭탄주 발언’, ‘차떼기 발언’에 이어 연이은 것으로 정치권에서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지난 20일 손학규 지사와 감정싸움부터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방문에 대한 ‘쓴소리’까지 조금씩 강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급기야는 노무현 대통령의 ‘허리 이상’까지 언급하자 청와대뿐만아니라 여당까지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편 5선이자 전략통으로 유명한 이 총리의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것에 대해 정가에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설화에 휩싸인 것 중 다수가 기자회견장이라는 점에서 ‘공명심 발로로 인한 말실수’라는 해석부터 ‘차기 대권후보로서 이미지 강화가 아니냐’는 반응이다.

2002년 ‘병풍유도부터 2004년 베를린 폭탄주, 차떼기 발언’ 전조

이 총리의 설화에 휩쌓인 유래를 찾아보면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8월 ‘병풍유도발언’부터 올라간다.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이었던 이 총리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아들의 병역문제 의혹 수사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를 거론해 달라는 요청을 ‘누군가’로부터 받았다”고 기자들에게 말한 것이었다.

당시 ‘병풍유도발언’은 한나라당이 ‘병풍은 정치공작’이라는 공격에 불을 당겼고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자질논란이 일기도 했다.

2004년 10월 진보정상회담과 유럽순방 마무리하며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와 가진 술좌석에서 ‘폭탄주 발언’도 유명하다. 이 총리는 당시 ‘조선.동아일보는 내 손안에 있다’, ‘조선.동아는 역사에 반역하지 마라’고 말해 조중동으로부터 맹공을 받기도 했다.

또 2004년 연말 정기국회에선 ‘한나라당은 지하실에서 차떼기를 하고 고속도로에서 수백억을 들여 온 정권’이라고 말해 한나라당으로부터 ‘총리 망언 규탄 및 파면'을 요구받기도 했다.

당시 이 총리는 ‘억지 춘향식’으로 한나라당에게 사과를 해 정기국회가 정상화 후 몇 개월 잠잠했던 게 사실이다.

2005년, 손 지사 ‘정치하수’, 정동영 ‘김빼기’, 노 대통령 ‘허리 이상설’

그러다 지난 20일 손 지사가 수도권발전대책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뒤 이 총리는 ‘향후 대권관련 후보들이 전면에 나서 정부측에 요구해도 구분해서 대응하자’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성경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손 지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 총리가 1회전은 판정패 당했다.

그러나 이후 이 총리는 20일 재차 ‘나는 정치적 고수이지만 손 지사는 하수’라고 밝혀 다시 걸한 입심이 재가동 됐다. 나아가 ‘지금의 시.도지사 가운데 대통령 감이 없다’고 말해 이명박 서울시장까지 발끈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여기서 멈출질 않고 북한 방문을 앞두고 고무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향해 “남북대화 재개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회동에서 약속됐었다”고 김 빼는 발언을 했다.

‘설화 메이커’ 이 총리의 의 하이라이트는 노무현 대통령을 ‘허리 이상’발언이다.

그는 기자들에게 20일 “노 대통령이 허리가 좋지 않아 1시간 이상 앉아 있지 못한다”고 말해 청와대와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에 청와대에선 대통령 주치의 발언까지 전하며 ‘이상없음’을 밝히는 헤프닝도 낳았다.

정가, ‘공명심으로 말실수’-‘이해찬 대망론’ 해석도

한편 이 총리에 연이은 설화에 정가에선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여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공명심의 발로이자 말 실수다”며 “대표적으로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병풍유도발언’과 ‘대통령 허리 이상’ 언급은 이해할 수 없는 발언”으로 꼽았다.

특히 그는 “자세히 보면 기자들과 간담회나 술좌석에서 말실수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 민주당 시절 이해찬 총리와 함께 일했던 한 인사는 ‘치밀한 사람’으로 계획된 발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베를린 폭탄주 발언의 경우 이 총리는 술을 많이 먹지 않는 편으로 계획된 발언으로 봐야 한다”며 “정동영 장관 관련 발언도 의도적인 ‘견제구’ 측면이 강하다”고 내다봤다.

손 지사와 공방관련해 그는 “사실 손 지사가 정치적으로 업그레이된 측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대권후보들 중에는 둘다 같은 마이너급으로 서로 치고 받으면 인지도 확대에는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봤다.

한편 노 대통령 ‘허리 이상발언’관련해선 의아해하면서 ‘이해찬 대망론’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는 “이 총리 스스로는 욕심이 없다고 하지만 언론에선 대선후보군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며 “말실수가 아닌 이상 실세 총리로서 노 대통령과 동급화하려는 것”으로 ‘이해찬 대망론’에 무게를 뒀다.
 
폴리뉴스 / www.polinews.co.kr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