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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나는 코오롱그룹 창업주의 숨겨진 아들이다"
혈통찾기 소송 주목받아 ""그 일 생각하면 그 집 가서 불지르고 싶다"
기사입력: 2005/05/24 [09:26]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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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기자
코오롱 그룹의 혈통 찾기 소송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 입양아인 이동구가 LA타임즈를 통해 자신이 이원만 창업주의 혼외 아들이라고 주장, 혈통 찾기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밝힌지 6개월만에 국내 언론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이동구의 등장에는 그의 생모로 알려진 이미현과 또 다른 혼외 자식이라고 주장하는 이정현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정현은 이동구의 배다른 누나로 그의 생모와 스웨덴에서 살고 있는 중이다.

이 창업주의 공식적으로 이동찬 코오롱 명예그룹 회장, 이동보 코오롱TNS 회장을 비롯 7명의 자식을 두고 있다. 혼외 자식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코오롱 그룹 일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이동구는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 자신의 혈통 찾기에 나섰다. 
 
▲ LA타임즈에 실린 자신이 이원만 창업주의 혼외아들임을 주장하는 기사.

미 입양아인 이동구는 지난해 11월, 미국 LA타임즈를 통해 '이원만 코오롱 창업주가 자신의 아버지다'고 주장했다. 이동구의 미국 이름은 피터로치. 미국 에어라인의 승무원으로 근무 중이다.

당시 이동구는 이 창업주의 혼외 아들로 코오롱 그룹과 5명의 배다른 형제들을 상대로 5백만 달러 (약50억원)의 상속 재산을 요구하는 소송을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이 같은 LA타임즈의 보도가 나가자 이동구의 혈통 찾기 소송에 대한 진위 여부를 가리려는 국내 언론에 의해 코오롱 일가와 이동구의 관계가 집중 보도된 바 있다. 코오롱 노조마저  코오롱그룹 일가의 복잡한 가족사를 언급하기도 해 이웅렬 코오롱 그룹 회장에 일격을 가하기도 했다. 
당시 LA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이동구는 고 이원만 창업주와 서울의 한 요정에서 일하던 어머니 이미현 사이에서 지난 78년 태어났다. 이들 두사람이 만났을 당시 이 창업주는 72세의 기혼남이었고, 이동구의 모친인 이미현은 18세로 이 창업주는 이들 모자에게 거처를 마련해 주고 매달 생활비와 양육비를 대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현은 이동구가 4살이 되던 해 아들의 장래를 위해 친권을 포기했고 그를 부친인 이 창업주의 집으로 보냈다. 그러나 이동구의 삶은 그의 모친의 생각만큼 행복하지 못했다. 그는 신문을 통해 창업주의 아들로 대우받지 못하고 집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과 같이 생활했으며 사탕을 훔쳐먹다 들켜 계모에게 두들겨 맞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 이 창업주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지난 1985년에 이동구는 고아원에 보내졌고 이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 해병대 대위 출신의 마틴 로치 부부에 입양 돼 캘리포니아 란초 쿠카몽가에서 자랐다.

지난 94년 이 창업주가 사망하자 로치 부부는 코오롱측으로부터 이동구의 양육·교육비 명목으로 10만달러를 받았으며 향후 상속과 관련해 어떤 권리도 주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에 서명했다. 이동구는 나중에 이 각서의 존재를 알게 됐고, 각서에는 생부의 서명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이동구의 양부모에게 양육비를 건네 이 창업주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은 전용상 당시 코오롱 가주 지사장. 전용상은 1994년 5월 이원만 회장의 비서라는 Mr.안과 미국의 코오롱 지사장인 Mr.리와 함께 홀트아동복지회를 찾아가 10만 달러를 주고 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알게된 이동구는 입양기관을 통해 가족들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거절당했으며, 결국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8월에는 자신의 모친이 이미현과 22년만에 캐나다 벤쿠버에서 상봉하기도 했다.

이번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는 이동구는 물론 모친인 이미현마저 등장해 '이동구가 이 창업주의 아들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동구는 YTN 방송사의 인터뷰에서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어머니가 있는 한국에 가고 싶었고 밤에는 무서워서 불을 켜 놓고 잠을 잤다"면서 "엄연한 가족인데도 해외에 강제 입양시켰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해를 입었다"며 당시의 상황과 지금의 심경을 밝혔다.
▲ 고 이원만 코오롱 그룹 창업주.

이동구의 모친인 이미현은 "이동구 이원만 회장의 마지막 자식"이라면서 "솔직히 그 생각하면 그 집에 가서 불지르고 싶다"고 말해 코오롱 그룹에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YTN의 인터뷰에는 이동구 말고도 이원만 창업주의 혼외 자식이라고 주장하는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동구의 배다른 누나로 소개된 이정현은 자신이 이 창업주의 8번째 딸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정현은 그의 모친과 함께 스웨덴에서 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 역시 이 창업주의 사망 직후 한국으로 불려가 계약서를 작성했다. 유학비 명목으로 10만 불을 받는 대신 한국에서는 친자확인소송 같은 법적인 절차를 밟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

이정현은 인터뷰를 통해 "가족들도 많은데 얼굴이라도 한번보고 저녁이라도 먹었으면... 그러니까 나를 떼어놓으려 한 것이다"면서 "진짜 가족으로 인정 않고 얘들은 우리 피가 아닌걸로 여겼다"며 그 동안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정현의 생모인 지은주 역시 코오롱 그룹을 원망하기는 마찬가지. 이정현의 생모 지은주는 "아이들을 그냥 돈 1억원으로 처리해 끝냈다는 자체가 기분 나쁘다"고 전했다.

이동구는 지난 2003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그룹과 코오롱 일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혈통 찾기와 동시에  속임수로 인해 상속받지 못한 재산을 돌려 받겠다는 것이다.

이동구의 변호사인 김률은 인터뷰를 통해 "모든 사실이 밝혀진 이 상태에서도 코오롱 일가는 계속 사실을 숨기고 법적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 그룹은 법적인 소송이 진행중인 만큼 결과가 나오면 답변을 하겠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 그룹 관계자는 "본건은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신 분의 일이기 때문에 주위에 아는 사람도 없고 또한 미국에서 소송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소송에 영향을 주는 답변을 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전했다. 

창업자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그룹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동구와 이정현의 뿌리 찾기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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