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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
美 "안보리 상임이사국 獨 반대, 日 지지"
과거사 참회한 독일은 안되고, 군국주의 부활시키는 일본은 괜찮다?
기사입력: 2005/05/23 [10:20]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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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길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8일(현지 시간) 라이스 미 국무 장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독일에 대해서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서울신문, 5월 20일자).
이번 라이스의 독일 배제 발언은 미국의 세계 패권적 관점에서 볼 때 충분히 예견되었던 일이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미국의 세계 패권은 급부상하고 있는 EU(유럽연합)와 중국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는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세계 체제에서 강화되고 있는 EU와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는데 전력투구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이번 라이스의 독일 배제론은 EU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미국의 패권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료된다. 
독일은 프랑스와 더불어 오늘의 EU를 있게 한 장본인이다. 
독일의 경제력과 프랑스의 정치력은 EU 성장의 쌍두마차라 할만하다.
사실 독일과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라이벌 관계에 있었지만 지금은 과거의 원한을 뒤로 미루고 미래의 영광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즉 양국은 근대 이후 장악했던 유럽의 세계 패권이 20세기 중엽 이후 미국으로 넘어간 이후 절치부심하면서 미국의 세계 패권을 견제하고 유럽의 영광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유럽 전체의 통합과 단결이 필수불가결함을 인식하게 되었다.  
결국 EU의 건설과 강화는 미국의 패권에 대한 강력한 견제 세력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EU의 급속한 세력 확대에 대해 미국은 이를 단독으로 제어하기에 힘이 벅차기 때문에 영국과의 상호 동맹을 꾀해 왔다.   
지리적으로 영국은 유럽 대륙에서 일정 정도 벗어난 섬나라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독일·프랑스와 더불어 유럽과 세계의 패권을 다투어 왔다.  
현재 영국은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 통합에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대서양 건너 자신과 민족적·문화적으로 상당한 동질성(앵글로 색슨 계통)을 지닌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유럽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확보하기를 원한다.
한편 미국은 독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인색한 것과는 반대로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해 왔다.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일본에 대한 미국의 세심하고도 지속적인 배려는 과거 사회주의 체제의 수장이었던 러시아(구 소련)와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위상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세계 대전 이후 1990년대 초반까지 미국은 사회주의를 표방했던 소련이 동아시아에서 세력을 확대하는 것을 저지하고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일본을 대소 전초 기지로 활용하였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중국이 일본과 함께 동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여 왔으며 향후 15년 내에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쌍벽을 이룰 세계 패권국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중국은 미국 단독의 힘으로 제어하기에는 너무나 막강한 존재로 부상하고 말았다.
그러므로 미국은 일본과의 상호 동맹을 통해 동아시아와 세계 체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이중적 태도는 국제 사회의 일반적 정서와는 한참 배치되는 일로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독일과 일본은 제 2차 세계 대전을 야기시킨 전쟁의 주범들이다.   
그 동안 독일은 전쟁을 통해 인류 사회에 커다란 고통과 불행을 안겨준 것에 대해서 참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국제 사회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따라서 그간 독일이 인류 공동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보여준 반성과 노력을 감안하면,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진출할 만한 자격을 나름대로 확보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일본은 그간 식민지 지배와 세계 대전을 통해 인류 사회에 끼친 죄과에 대해서 분명하고 확실한 반성을 보이기는 커녕 자신의 제국주의적·군국주의적 침략 행위를 미화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일본의 이러한 처사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과 지배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한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를 능멸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은 인류 사회의 협력과 평화에 커다란 재앙이 아닐 수 없기에 당연히 거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국제 사회의 보편적 인식과는 반대로 독일을 배제하고 일본을 두둔하고 있으니, 이는 미국의 철저한 패권주의적 발상에 기인한 것으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아무튼 부시 행정부의 집권 이후 미국·영국·일본은 반테러리즘이라는 허울좋은 명분 아래 끊임없는 전쟁을 일삼으며 인류 공동체에 평화와 협력을 파괴하고 고통과 공포를 가져다 주는 '악의 축'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앞으로 EU와 중국은 미국의 패권 전략으로부터 이루어지는 미국·영국·일본의 3각 동맹 체제를 견제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더 나아가 독일은 프랑스와 함께 러시아까지 포괄함으로써 EU의 세력을 극대화해야 하고 중국은 인도와 더불어 아시아연합을 구축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확대·강화된 EU와 아시아연합이 상호 긴밀한 협력(유라시아 동맹)을 통해 미국의 세계 패권 체제를 약화시켜야 할 것이다.
* 이용길 기자는 고려대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증권 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했습니다. 그 동안 여러 대학과 언론 매체에서 강의와 시사 평론 활동을 해왔으며 <연구소 PESI>의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어느 진보주의자의 세상 비틀기>(동성출판사, 2002)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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