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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
친일파에도 종류가 있다
악질 친일파와 단순가담 친일파는 명확히 분류해야
기사입력: 2005/08/30 [17:04]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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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창 기자

▲영친왕과 이완용 내각 
마침내 친일파들의 명단이 수록된 사전이 발표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친일파 하면 별 생각 없이 ‘친일을 했으니, 무조건 나쁜 사람’ 공식으로 단정을 지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게 생각을 해 보면, 그런 식의 분류가 대단히 불합리한 것이라는 사실을 금방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자신의 안위와 영달만을 위해 일제 빌붙어 추잡하게 ‘밀정(密偵)’짓을 일삼았다거나, 한국인으로서 직접, 일본의 군인으로까지 되어, 우리 동포들(만주지역에서의 독립투사들)에게까지 함부로 총부리를 겨누었던 자들에게야 그 죄를 엄정히 묻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노릇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친일파의 부류에도 두 가지 경우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위에 언급한 밀정이나 일본군인으로 된 가증스런 친일파들이 있는가 하면, 만주 일대의 항일 독립투쟁 조직들에게 여하히 그 군자금을 전달하기 위해, 전략 전술적 차원에서 친일파를 가장하고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지하에서 애쓰셨던 분들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인물의 겉으로 드러난 행적 사실만을 가지고 그것이 다 모든 진실이다라고 판정을 내려 버리는 것이 그 얼마나 섣부른 판단인가 하는 점을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견지에서, 이번에 발표가 된 친일파 명단 속의 인물들 중에서도 혹시, 그런 억울한 사람들은 없는 것일까 하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그런 사람들이 우려대로 진짜 이번, 친일파 명단들 속에 섞여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 분들을 또다시 억울하게 두 번 돌아가시게 한 우를 범한 것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부류로는 비록, 겉으로는 친일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더라도 피치 못할 사정, 다시 말해서, 가족의 생계를 지켜내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일제하에서 하급 공무원 생활을 했다거나, 일제가 만들어 준 일터에서 생계비를 벌어가며 살았던 사람들까지도 무작정 친일파로 몰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몰론, 그들이 저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처럼 적극적으로 항일 투쟁을 하지 못하고 구차하게 일제에 빌붙어 지내었던 그 사실이 자랑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그런 것이야 그런 사람들 자체의 심성이 굳건하지를 못하고 나약해서 그런 것일 뿐이지, 그들이 같은 동포들에게 해악을 가하지 않은 이상에는 어느 정도는 당시의 정황을 이해 해 주려는 자세도 필요한 것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그들 역시도 조선이란 나라가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지지만 않았던들, 어찌 구태여 그렇게 일제의 밑에서 밥벌이를 하고 살 궁리를 했겠는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일제의 앞잡이가 되어서 되려, 우리 동포들에게 고의적으로 위 해를 가했다거나 온갖 악행을 일삼았던 부류들이야 더 말할 것 없이 그 죄를 엄히 물어야 할 것이지만, 그 외 단순 가담자들까지 마구, 마냥 사냥 식으로 몰아쳐서는 절대, 안 된다는 점을 말 해 주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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