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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누가 "박근혜 대세론"을 흔들고 있는가 ?
이명박 시장 뜨면서 지도력 큰 타격, 지방선거까지 살얼음판 승부
기사입력: 2005/08/30 [16:56]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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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성 기자

‘박근혜 대세론’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친(親)박·반(反)박’ 진영 간 치열한 논쟁이 재현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당내 소장파, 비주류 등이 ‘대통령 선거 1년 6개월 전에 당권·대권 분리’를 주장하며 박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당내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세론’이 일찍 형성되면 대선에서 필패할 수밖에 없다”며 박 대표를 자극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이명박’간 지지율이 엇비슷하게 나오면서 ‘박근혜 대세론’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4·30 재·보선 압승 이후 “박근혜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 거의 확정된 것이 아니냐”는 ‘박근혜 대세론’이 정치권 안팎의 기류였다. 그러나 최근 이런 기류에 이상전선이 발생하고 있다. 당내 ‘친박·반박’ 간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단초는 ‘당내 혁신안’이다. 홍준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당 혁신위원회는 지난 6월21일 당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 혁신안은 “대선 1년 6개월 전부터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분리 후 당은 최고위원회가 큰 권한을 갖는 실질적 집단체제로 운영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 대표에게 힘이 쏠리는 것을 막아 특정 주자의 입김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사실상 ‘박근혜 대세론의 조기 가시화’를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혁신위측은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혁신안대로 당을 재편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런 내용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박근혜 간판’이 아닌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혁신안 놓고 친박·반박 갈등
 
이런 혁신안에 대해 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친(親)박진영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반박진영에서는 “혁신안을 수용해야 한다”며 박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한나라 3선 중진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와 개혁성향 초·재선 의원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은 당 혁신안 통과를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월18일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안의 공동 추진’,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 ‘지방선거 이전 혁신안 도입’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주류와 소장파들은 “박 대표가 혁신위원 구성에 관여했고, 그 구성원들이 혁신안을 만들었는데 박 대표가 이제 와서 반대하면 당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박 대표가 혁신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 혁신안 가부여부는 의원총회와 당 운영위를 거쳐 9월 초쯤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박·친박’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혁신안 통과를 놓고 양측 간 팽팽한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 대표측은 “당이 어려울 때 박 대표가 살려놨는데, 이제 와서 안방을 내놓으라는 것”이라며 ‘혁신안’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
 
친박진영의 한 인사는 “혁신안을 놓고 친박·반박 간 갈등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면서도 “혁신안은 박 대표에게 불리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혁신안’뿐만 아니라, 당내 일각에서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면서, 박 대표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대세론’에 흠뻑 빠져 당 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며 박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박근혜 대표, 당 운영 잘못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박 대표가 여권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었을 뿐 실제로 한 일이 무엇이냐’는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여기에 ‘박 대표가 대세론에 빠져 힘있는 야당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밝혔다.
 
특히 소장파와 비주류 등에서는 “‘대세론’은 한나라당과 박 대표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박근혜 대세론’을 두고 한나라당 안팎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수요모임’ 등은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수요모임의 정병국 의원 등은 그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창(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시절에도 대세론으로 나가다가 좌초했다”면서 “결코 박 대표나 당을 위해서 대세론은 좋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 의원은 특히 “다양한 경쟁자, 다원구조로 가는 것이 안정적이고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며 “박 대표의 대선 승리에 대한 전망이 나오는 것은 너무 위험한 생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소장파 의원들뿐 아니라 강재섭 원내대표, 이재오 의원 등 중진들도 ‘대세론’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 “과거 3김시대, 그 마지막 시대인 이회창 총재 시대에는 대세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한나라당엔 그런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특정 정치인이 대세를 이룬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용어”라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당내 대표적 ‘반박’파로 꼽히는 이재오 의원도 “당이 개인의 인기로 유지돼선 안된다”며 박근혜 대세론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이 의원은 또 “지금의 한나라당은 개인의 인기만 좋으면 당이 잘되는 줄 아는데 당이 진짜 신뢰를 받지 못하면 개인의 인기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뭐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당이 안고 있는 부정부패의 유산을 털어내지 않고 개인의 인기에만 의존하면 망한다”며 “대선은 2년 반이나 남았고 국내외적으로 무궁무진한 변수가 있어 만약 당과 조직이 국민에게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상태에서 개인의 인기가 떨어져버리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박 대표의 독주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대세론 조기 가시화 = 대선 필패
 
이와 같이 한나라당 일각에서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선 예비주자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가 박 대표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최근 이명박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0%대에 머물렀던 이 시장의 지지율이 20%에 육박하면서, 박 대표와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앙일보’의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박 대표와 이 시장이 박빙의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고건 전 총리가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박 대표 16%, 이 시장 1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간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친박 진영은 ‘박근혜 대세론’을 역설해 왔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에서 ‘박·이’ 간 지지율이 좁혀지면서 ‘대세론’이 큰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이처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박 대표 고전’·’대세론 타격’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당내에서 “대선 전까지 ‘박근혜 체제’가 지속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4·30 재·보선과 수도이전 대응 등을 통해 박 대표의 ‘리더십’이 어느 정도 평가받았지만, 아직도 대선까지 치러야 할 난관이 많다.
 
지방선거 전후, 대권주자 간 혈투?
 
당내 또 다른 대권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 등과의 한판 승부가 남아 있다. 이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치열한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박 대표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대세론 유지’의 관건이 될 것이란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 같은 당내 반발을 물리치고 본선인 대선전에 뛰어든다고 해도 ‘고지점령’까지는 험하다. 대선이 본격화되면 ‘박근혜 필패론’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당내에서는 “다음 대선을 2년 반이나 남겨놓고 벌써부터 ‘대세론’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회창 대세론’이 너무 일찍 형성됐다가 패배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 대표가 여당의 ‘파상 공세’를 어떻게 버텨낼지도 관심사다. ‘여성대통령 불가론’은 둘째치고, 여당이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의 과거 문제’를 계속 거론하며 박 대표를 압박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박 대표가 대세론을 굳히기까지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도전을 받게 될 것”이며 “반박진영의 숨고르기가 끝나면 박 대표에 대한 파상공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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