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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 폭력의 왕 5월!
기사입력: 2016/05/24 [12:42]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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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지기자

급증하는 존속범죄… 원인은 가해자에 대한 미미한 양형기준

여가부, 가정의 달 특집 ‘아동학대‧가정폭력 예방 프로그램’ EBS서 방영

    

[울산여성신문 최수지 기자] 잇따라 발생하는 학대와 살인 사건으로 계절의 여왕 5월 멍들고 있다. 

    

어버이날 잔혹사

광주에서 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남매인 A씨(48,여)와 B씨(43,남)가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8일 어버이날 오전 8시 5분 경 광주 북구 소재 아파트에서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주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는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13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매는 12일 오전 영장 실질심사에도 범행 사실에 대해 극구 부인하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동생 B씨가 사건 한 달 전 아버지에게 집문서를 달라고 강요하며 재산문제로 다툰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동생 B씨는 아버지를 두고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성적 학대와 폭행을 당했다”며 “아버지가 교통사고 후유증과 치매에 시달리는 어머니의 요양급여를 받아 다른 여자를 만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증치매환자 어머니 학대사건

또한 중증 치매환자인 어머니에게 지속적으로 학대를 가했던 50대 아들이 기소됐다. 아들C씨는 지난 해 9월 술에 취한 채 집으로 들어와 치매 2급 환자인 어머니 D씨를 방에서 자주 나간다는 이유로 폭행했다. 방바닥에 앉아있던 D씨의 머리와 얼굴을 발로 차 D씨가 쓰러지자 물이 반쯤 차 있는 생수병을 D씨의 허리에 던지기도 했다. 

영원히 비밀에 가려질 뻔한 사건은 한 제보자에 의해 세상에 드러났다. 이에 부산지법 형사9단독 이승훈 판사는 지난 5월 3일 존속상해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승훈 판사는 “이제 고인이 된 어머니에 대한 과오를 진지하게 반성하고 생전에 어머니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되돌아보며 참회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도록 실형을 선고한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술 좀 그만 마시라는 말에 아버지를…

진안에서도 술을 마시고 아버지를 폭행한 혐의로 40대 A씨가 구속됐다. A씨는 지난 2월 14일 아버지 B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이야기 한다는 말을 듣고 화가 나 현관문과 거울을 부수는 등 집안 물건을 파손했다. 이튿날, A씨는 아버지 B씨가 술을 더 못 마시게 한다는 이유로 머리를 가격해 상해를 입혀 지난 1일 구속되었다. 

    

일각에서는 “존속범죄가 급증하는 추세”라며 “더 심각한 문제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미미할 뿐 아니라 가족이라는 이유로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가정폭력상담 전문가들은 “공동체 기반이 무너져 핵가족화로 인해 가족 간의 소통이 단절 된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불평등 등 사회적 갈등이 가족의 기능을 해체하고 있다.”며 “가족간에 학대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학대를 자행한 가해자에 대한 양형기준이 낮게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후 “처벌기준을 강화할 수 있는 법 개정 마련이 시급한 때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5월 가정의 달과 첫 부모교육 주간(5.9~5.15)을 맞이해 아동학대와 부부폭력 등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폭력예방교육 영상물이 특별 제작돼 EBS ‘평등채널e’를 통해 방영된다. 여성가족부(장관 강은희)는 한국교육방송공사(사장 우종범·이하 EBS)와 공동제작한 폭력예방 영상물 총 6부작 가운데 3편을 5월 13일(금) ‘민감한 목격자’를 시작으로 5월 중 차례로 방영한다고 밝혔다.

1부 ‘민감한 목격자’(5월 13일 오후 11시 35분 방송)는 학대받고 있는 아동을 구할 기회가 12번이나 있었음에도 아이가 사망에 이른 외국의 한 사례를 소개하고, 아이를 도울 수 있는 피해 아동 주변 신고와 개입의 중요성, 사후대책이 아닌 사전예방을 통한 해결방안 등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2부 ‘참아야 하는 폭력이 아닙니다’(5월 20일 오후 11시 35분 방송)는 부부폭력 문제를, 3부 ‘한 번도 안 되는 것, 폭력’(5월 27일 오후 11시 35분 방송)편에서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폭력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총 6부작 가운데 성매매와 성폭력 문제를 다룬 나머지 3편은 오는 9월 성매매추방주간(9.19~9.25)에 맞춰 ‘청소년 성매매 예방’편이 방영되며, 11~12월 폭력추방주간(11.25~12.1)에 맞춰 ‘아동 성폭력 예방’, ‘데이트 성폭력 예방’편이 방송될 예정이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폭력은 아무리 사소한 듯 보여도 엄연한 ‘폭력’이며,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뚜렷한 인식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활용도 높은 대중적 콘텐츠를 다양하게 개발해, 폭력예방에 관한 국민적 공감대를 높여 가겠다”고 밝혔다.

    

최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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