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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아름다운 우리말이 멍들고 있다" 청소년 언어사용 실태 전격해부(1)
90% 이상 초.중.고생, 일상생활 비속어 사용 '심각'/여학생보다 남학생이, 학교급 올라갈수록 거친 언어 사용 비율 높아
기사입력: 2013/11/06 [14:20]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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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이 발표한 '청소년 언어실태 언어의식 전국 조사(2011)' 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의 95%가 일상에서 욕설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최근 조사에서도 조사 대상 교사들의 83%가 학생이 쓰는 대화 중 대부분이 욕설, 비속어, 은어라고 답했다. 이런 조사들을 근거로 댈 것도 없이 학교나 학원, 당장 거리를 지나가는 청소년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그들의 일상에서 욕설이 차지하는 비중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청소년들에게 욕설이 일상화된 것 자체로도 문제이지만, 욕설 대부분이 여성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능멸하거나 성을 비하하는 내용이라 욕설을 즐겨 쓰는 아이들의 의식이 황폐해지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이번 기획에서는 청소년들의 언어사용 실태와 언어문제 개선방안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 비속어, 은어, 유행어의 구분

비속어와 공격적 언어표현은 거친 언어사용의 문제를 야기하고, 모두 대화상대자를 낮추거나 공격하는 등의 해를 입히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어, 상대뿐 아니라 사용자 자신의 언어관, 가치관 등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비속어는 무엇이고 은어와 유행어는 비속어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자.

비속어는 대상을 낮추거나 낮잡는 태도를 가지고 쓰이는 통속적이고 저속한 말로 정의할 수 있다. 비속어는대상을낮추거나낮잡으려는의도에서비롯된표

현으로, 대응하는 표준형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갈구다’라는 비속어는 ‘괴롭히다’라는 표준형을 갖는다. 이에 비해, 은어와 유행어는 사용자범위가 특정집단 혹은 시대나 세대로 구분지어 질 수 있다. 은어는 구성원들 내에서 은비를 목적으로 하는 말이고, 유행어는 시대변화에 따라 나타난 현상에 대한 일시적인 표현들을 이르는 말이다. 은어의 경우는 보다 명확히 단어를 알고 모름에 따라 집단구성원인지, 아닌지를 판가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은 ‘셔틀’이라는 단어를 알고 사용하지만, 청소년이 아닌 보통의 어른들은 이 단어의 뜻을 알지 못한다. 유행어의 경우 시대별로 다르게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말에 IMF를 겪으며 ‘명퇴(명예퇴직)’, ‘이태백(이십대태반이백수)’와 같은 유행어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단어가 사용되고 있지 않다. 또 같은 시대를 산다고 하더라도 세대에 따라 유행어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젊은 여성들이 ‘쌍꺼플 수술’을 줄여 사용하는 ‘쌍수’라는 유행어를 노인층은 모르기도 한다.

● 청소년 언어실태 및 언어의식 설문조사 결과

-비속어․공격적 언어표현․은어․유행어의 사용은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있음이 설문조사 결과로 드러났다.

▪초등학생 전체응답자 1,695명 가운데 97%가 비속어를 사용하였고, 중고등학생은 전체응답자 4,358명 가운데 99%에 해당하는 4,309명이 비속어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욕설이나 협박, 비하, 조롱, 저주 등 공격적 언어표현의 경우에는 초등학생 응답자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61%가 사용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중고등학생 집단에서는 80%로 늘어났다.

▪은어․유행어는 초등학생 응답자의 97%가, 중고등학생 응답자의 100%가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비속어나 은어‧유행어의 사용빈도 뿐 아니라 사용하는 비속어 및 은어‧유행어의 거친 강도나 언어규범 파괴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음이 청소년 대상 설문과 교사설문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었다.

▪비속어 어휘를 거친 정도에 따라 세 개 등급으로 나누고 비속어 사용범위와 거친 강도에 학교급별․학년별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분석한 결과, 학교급과 학년이 높아질수록 사용하는 비속어 목록이 많아지고 거친 정도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적 언어표현을 사용하는 경우에 그 빈도는 초등학생의 경우 ‘한달에 한두번’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은 반면, 중고등학생의 경우 ‘거의매번’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은어‧유행어 어휘를 언어규범 파괴 정도에 따라 세 개 등급으로 나누고 은어․유행어 사용범위와 언어규범 파괴 정도에 학교급별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분석한 결과,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사용하는 은어․유행어 목록이 많아지고 언어규범 파괴 정도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부정적인 언어표현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였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두 집단 모두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친 비속어를 더 많이 사용하였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두 집단 모두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욕설 등 공격적 언어표현을 더 자주 사용하였다.

-맥락에 따라 욕설 등 공격적 언어표현과 은어․유행어의 사용빈도를 보면, 글말이나 통신언어에 비해 입말에서, 그리고 대상자가 친구인 경우에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은 친구에게 하는 말에서 공격적 언어표현을 ‘한달에 한두번’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중고등학생은 ‘하루에 한두번’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이 친구에게 하는 말에서 은어․유행어를 사용하는 빈도는 ‘한달에 한두번’,

‘일주일에 한두번’, ‘하루에 한두번’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고, 중고등학생은 ‘거의매번’ 사용한다는 응답이 한다는 응답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자료출처: 청소년 언어실태 언어의식 전국 조사(국립국어원, 2011)>



















"아름다운 우리말이 멍들고 있다" 청소년 언어사용 실태 전격해부(2)

‘부모의 언어폭력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부정적 언어사용의 큰 요인

가족간 소통역량 강화, 또래간 비공식적 통제 강화 대책 필요




-공격적 언어표현을 언제 사용하는지에 대해 ‘상대방이 내 기분을 나쁘게 할 때’라고 답한 응답자가 대부분이어서, 공격적 언어표현의 사용 동기는 상대방이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일 때문에 화난 기분을 풀고 싶을 때’ 또는 ‘내가 상대방 보다 세다는 것을 보이고 싶을 때’라는 응답자는 각각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의 응답 결과를 비교해보면, 중고등학생의 경우에는 상대방이 직접적인 원인제공을 하지 않을 경우에도 화풀이로 공격적 언어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초등학생에 비해서 다소 많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타 응답으로는 ‘장난으로’, ‘습관적으로’ 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공격적 언어표현이나 은어․유행어 사용에 대한 용인태도는 초등학생에 비해 중고등학생이 훨씬 많이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를 비난하거나 나에게 해를 끼친 사람에게 폭력적 언어로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라는 의견에는 중고등학생 응답자의 36.9%가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20.4%의 응답자가 긍정하는 입장을 보였다.

▪은어․유행어 사용에 대한 용인도는 공격적 언어표현에 대한 용인도보다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그중에서도 ‘친한 사람들끼리 은어‧유행어를 쓰는 것은 괜찮다’ 라는 의견에는 중고등학생 응답자의 61.3%가 초등학생 응답자의 36.7%가 긍정하는 입장을 보였다.

-언어사용 전반에 대해 청소년들이 대체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나, 교사들이 보는 문제점 수준과는 괴리가 있었다.

▪문제점 인식수준은 초등학생들에 비해 중고등학생들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가장 많은 비율의 응답자들이 ‘부분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라고 답하여, 청소년들이 자신의 일상생활 언어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교사들의 관점에서 보는 문제점은 청소년들이 자각하는 문제수준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 문제의 원인

-거주지역의 도시화층, 가정경제수준 등 사회인구학적 요인이나 학업성적, 자기통제력, 공감능력 등 개인특성 요인이 통제된 상태에서 가정‧학교‧사회문화 환경요인들 가운데 어떤 요인이 부정적 언어사용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아본 결과, 가장 큰 부정적 요인은 ‘부모의 언어폭력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나타났고, 가장 큰 긍정적요인은 ‘또래간 비공식적 통제’로 나타났다.

-가정환경요인 중에서 ‘부모의 언어폭력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초등학생 집단과 중고등학생에서 공격적 언어표현과 비속어,은어․유행어 사용을 모두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은 이외에 ‘부모의 비공식적 통제’와 ‘가족응집성’이 높을 때 공격적 언어표현과 비속어 사용이 각각 줄어들었다.

-교육환경요인 중에서는 유일하게 ‘학업스트레스’만이 청소년의 부정적 언어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초등학생에게만 해당되고 중고등학생에게는 해당 되지 않았다.

-사회․문화 환경 중에서는 ‘또래간 비공식적 통제’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즉, 좋지 않은 표현을 썼을 때 또래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고등학생의 경우에는 ‘또래간 비공식적 통제’ 외에도 ‘대인관계 스트레스’,  ‘또래간 응집성’, ‘청소년 집단활동’ 등과 밀접한 관련이 나타났다.

‘대인관계 스트레스’의 경우 스트레스 수준이 낮을수록 오히려 부정적 언어표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그러한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들이 또래집단에서 인정받고 주도권을 잡게 되는 사회분위기와 관련 될 것으로 보인다. ‘또래간 응집성’ 역시 비속어나 은어․유행어 사용이 높아지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방과후 활동과 같은 ‘청소년 집단활동’은 단순한 집계결과에서는 비속어나 은어사용을 증가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회인구학적 요인과 개인특성요인이 통제된 경우에는 부정적인 언어사용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청소년 집단활동을 하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비속어 사용을 더 많이 하지만, 가정경제수준이나 학업성적과 같은 요인이 동일할 경우 청소년 집단활동에서 얻는 정서적 지지가 오히려 비속어나 은어사용을 감소시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저소득층이나 학업성적이 낮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청소년 집단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이 부정적 언어사용을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청소년 언어 문제 개선 방안

-청소년 언어사용에 대한 가장 큰 긍정적 요인은 ‘또래간 비공식적 통제’로 나타났다. 반면에 부모나 교사의 통제는 거의 영향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 라서 비속어 등의 사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청소년 스스로 그러한

표현을 쓰는 것이 자신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대인관계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자각하고 친구들에게도 자제하도록 요구하는 분위기를 확산 시키는 것이다.

-청소년 언어사용에 대한 가장 큰 부정적요인은 ‘부모의 언어폭력으로 인한 스트레

스’로 나타났다. 따라서 가정내 언어폭력을 근절하고 청소년의 자기존중감을 높일 수 있도록 가족간 소통역량을 강화 할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자료출처: 청소년 언어실태 언어의식 전국 조사(국립국어원,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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