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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도
걷고 또 걸었다
기사입력: 2018/07/27 [10:5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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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도 건영화학대표/ 국제PEN문학회원     ©UWNEWS

동아일보에 이미 소개된 글이 너무 감동적이라 여기에 압축 전달해서, 이런 감동을 공유하고 싶어 소개한다. 미국 앨라배마주 홈 우드에 사는 스무 살의 ‘월터 카’ 군은 이삿짐센터의 운반직원으로 갓 취직했으나, 자신의 고물 중고차가 고장이 나서 첫 일터에 갈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직장은 자신의 사는 곳에서 32km나 떨어진 지역이었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걸어가자” 부탁할 곳도 마땅히 없어 밤 열두 시경 집에서 출발했다. 스마트폰 지도에 의지하며 깜깜한 밤길을 걷고 또 걸었다. 머릿속엔 단 하나의 목표…. 다음 날 아침 7시까지는 일터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 새내기 직원인 자신은 오전 8시경 이삿짐 운반하는 집에 모이기로 한 다른 재직원들 보다 먼저 현장에 가 있어야 한다는 것. 걷기 시작한 지 4시간이 지났을 무렵, 깜깜한 시골길에 혼자 걷는 흑인 청년을 위험인물로 간주……. 사이렌을 울리며 경찰차가 다가왔다.

 

그의 사정을 들은 경찰관 3명은 가슴이 뭉클했다. 청년을 24시간 음식점으로 데려가 아침 식사를 사줬고 점심용 햄버거까지 챙겨준 후 그의 목적지까지 예상시간보다 빠른 6시 30분경에 이삿짐 집에 데려다줬다. 이삿짐 주인은 새벽같이 달려온 청년이 너무 기특해 이것저것 물었다. “2005년 허리케인으로 모든 것을 잃고, 고향 뉴올리언스를 떠나 어머니와 함께 앨라배마로 왔어요. 제 꿈은 오직 하나예요. 직장생활과 야간 대학을 졸업한 뒤 해병대에 자원입대하는 것입니다.”

 

이삿짐 주인은 너무 감동스러워 이 이야기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고, 곧 소셜미디어에 순식간에 퍼져나가 카 군의 직장 사장도 알게 됐다. 사장 역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출신의 30대 자수성가형이라서, 마치 자신의 지난날을 보는 듯해서 크게 감동을 받고 “어린 나이에 직장의 소중함을 벌써 알고 있는 청년”이라고 칭찬했다. 사장 역시 카 군에게 자신이 타던 2014년형 SUV를 선물했고 그 자리에는 햄버거를 사주며 용기를 북돋우어 주던 경찰관들과 이삿짐 주인 등 모두 모여 축하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모금 운동을 펼쳐 천만 원 가까이 모아 앞으로 학비에 보태 쓰라며 격려했다. “약 7시간을 걸어온 그가 이삿짐 박스를 들 때 마음이 아팠다”고 이삿짐 주인이 말하자, 카군도 “거의 7시간을 걸었더니 다리가 몹시 아팠으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내 앞에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그래서 걷고 또 걸었다.”라고 말했다.

 

이 사연을 보도한 ABC 방송은 “32km 출근 대장정이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고 전했다. 나는 위의 사연을 가슴 짠하게 읽으면서 감동을 크게 받았다. 뉴욕에서 아들의 학위 졸업식 때 졸업생과 내빈들, 가족 2만여 명이 땡볕이 쏟아지는 5월 하순의 광장에서 두 시간 반 동안의 긴 학위 수여식을  진행하는 광경을 보고 소름이 끼쳤던 경험이 떠올랐다. “이것이 미국의 힘” 이구나. 미국 국가를 부를 때 흑인, 황인, 백인 관계없이 그들은 모두 일어나서 열창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필자로서 이 땅의 우리 젊은이들도 카군의 열정과 애국심을 함께 깊이 느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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