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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만나고싶은남성
소설가 김 웅
인물들의 삶을 통해 참된 인간에의 길을 일깨우는 것이 소설의 목표
기사입력: 2009/02/19 [12:12]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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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성 기자
▲    김 웅  소설가
울산문단의 원로이시고 울산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울산 ‘소설21세기’를 처음으로 결성하여 모임의 기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지병인 당뇨합병증으로 투병중이지만 정신력으로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소설가 김웅 선생을 만났다.

오랜 투병생활에 거동이 불편한 몸이지만 전화를 걸고 기자가 찾아가자 길 밖까지 나와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향과 성장과정을 들려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우리가 성장할 때는 몹시 가난했었지....” 하며 말문을 열었다.

김웅 선생은 1940년 바닷가인 전남무안군 운남면의 조그만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여기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마치고 목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후 대학은 광주에서 다녔지만 학교생활이 평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모두 공민학교로 졸업했을 만큼 너무 가난하여 당시 중학교 은사였던 승려가 계시는 절로 들어가서 쉬엄쉬엄 대학 공부까지 하며 지내면서 승려 아닌 승려 생활을 7년간 하기도 했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광주 전남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이 다녔던 중학교에서 3년간 교편을 잡으면서 틈틈이 소설을 읽은 것이 소설을 쓰게 된 동기라고 했다. 김 선생은 소설을 읽다보니까 소설이 쓰고 싶어졌고 소설을 쓰다보니까 ‘신춘문예’에 당선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소설 창작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고 했다.

그러는 사이 단편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신춘문예가 아니라 1968년 현대문학사에서 공모하던 장편소설에 응모하여 ‘패자전’이 당당히 당선되어 화려하게 문단에 등단하게 되었다.

하지만 등단 이후에도 집필에만 몰두하겠다던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생활고에 쫓기어 한동안 작품에 손을 대지 못했는데 김 선생은 그 시절이 제일 아까운 시간들이었다며 긴 한숨을 몰아쉬었다. 울산에 정착하게 된 것도 생업을 찾아 헤매다가 오게된 것 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많은 소설을 쓰면서 지니고 있는 소설관(小說觀)은 무엇이었냐고 물어보자 김 선생은 소설공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우리 모두에게 참된 ‘인간에의 길’을 일깨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창작 작업이 작가의 치열한 구도행각(求道行脚)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확고한 소설관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소설공간을 크게 셋으로 나누면 첫째는 어릴적 소년의 꿈이 묻혀있는 지지리도 가난하던 농촌의 이야기들이고 둘째는 문학청년 시절, 방황과 좌절의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면서도 나름대로는 치열한 삶을 살았노라고 감히 자부할 수 있는 그 시절에 자신에게 포근한 안식처가 되어준 산사(山寺)의 생활이고 세 번째는 지금 안주하고 있는 울산인데  공업도시의 특수한 삶의 형태와 팔도의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며 쏟아내는 그 주변의 이야기들이라고 했다.

기자가 앞으로의 집필 계획을 묻자 김 선생은 갑자기 생기가 돋는 듯이 살아생전에 반드시 두 편의 소설을 더 쓰고 싶다고 했다. 그 한 권은 김 선생의 제2의 고향이 되어버린 울산의 이야기인데 1945년부터 1999년까지의 울산을 다룬 4부작 대하소설 ‘태화강’은 쓸 이야기가 너무 많아 수 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은 득분에 구상이 거의 되어있어 곧 집필에 착수할 계획이고 그 다음에는 이권다툼으로 벌어지는 승려들의 싸움을 다룬 작품인데 이 작품이 발표되자 승려들의 강력한 압력이 들어왔고 이에 견디지 못하여 미완성으로 집필을 끝낸 소설 ‘영산회상’을 마무리 짓고 창작인생을 마감할 각오라고 했다.

현재 “노벨과 개미” 울산지사를 부부 함께 운영하고 있는 김 선생은 2남1여를 두었지만 모두 출가시키고 지금은 부인과 둘이서 무거동 한 아파트에서 단출한 생활을 즐기며 몸을 돌보고 있다.

취미로는 풍난(富貴蘭) 가꾸기인데 난 종류만 30여 종에 100분을 키우고 있다고 하여 기자가 그 많은 난을 불편한 몸으로 어떻게 가꾸고 계시느냐고 묻자 ‘그냥 자기들이 잘 커데요’라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김 선생이 그동안 펴낸 소설집은 ‘고잔삽화’ ‘환상의 벽’ ‘초가’ ‘논두렁 밭두렁’ ‘땅따먹기’ ‘보리수 그늘’ 이 있고 창작소설집으로 2008년에 발간된 ‘사바사바’를 펴냈고 이 외에도 등단 35주년 기념으로 전4권으로 펴낸 중, 단편선집과 장편소설 ‘산사에 이는 바람’ ‘우리들의 시대’ 및 전3권으로 구성된 ’죽창‘ 등이 있다.

수상으로는 1990년 경남문학상, 1993년 흙의 문예상, 2001년 울산광역시 문화상, 2006년 울산PEN문학상, 2007년 소설21세기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글=최일성 주필 / 사진=이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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