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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사성암,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멋 만큼은 으뜸
섬진강이 돌아 흐르는 정경에 빠져보는 하루, 하늘에 올라본다
기사입력: 2020/04/03 [15:3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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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기자

 

 

[울산여성신문 문모근 기자] 오랜만에 구례 화엄사를 찾았다가 천은사를 거쳐 사성암에 닿았다. 벼랑처럼 가파른 곳에 세워져 있는 사찰 건물이 다른 지역의 절집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양으로 다가온다. 볼수록 아름답고도 신비한 암자이다.

 

오산 사성암에 오르는 방법은 등산로를 이용하여 약 1시간 걸어 오르는 방법과 구례읍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사성암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쉽게 오르는 방법이 있으며, 개인 승용차로 올라갈 수는 없다. 

 

사성암은 전남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에 위치한 오산(530.8m) 정상부의 깎아지른 절벽에 높은 기둥을 세운 위에 지은 보기드문 암자이다, 때마침 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흰구름까지 흘러가는데, 성암 주변은 아름답기 그지없고, 과연 명당터로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성암은 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화엄사(華嚴寺)의 말사이다. 544년(백제 성왕 22년) 조사 연기(緣起)가 창건하여 오산사(鼇山寺)라고 했다.

 

그 뒤 신라의 원효(元曉)와 연기도선(烟起 道詵), 고려의 진각(眞覺) 국사혜심(慧諶)이 이 절에서 수도했다 하여 이들 네 스님을 기려 이름을 사성암이라 고쳐 불렀다. 

 

1630년(인조 8) 중건하였으며, 1939년 이용산(李龍山)이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절 일원은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33호로 지정되어 있다. 건물로는 인법당(因法堂)만이 있으며 유물로는 도선이 조각했다고 전하는 마애불이 있다.

 

사성암(四聖庵)은 거대하지도 웅장하지도 않지만 멋스러움 만큼은 으뜸이다. 연기조사가 처음 세운 것으로 전해지는 사성암은 바위 사이에 박혀있다. 바위를 뚫고 나온 듯한 ‘약사전’과 바위 위에 살짝 얹어 놓은 듯 단아한 ‘대웅전’ 등 모든 구조물이 산과 하나되어 고운 자태를 뽐낸다. 

 

대웅전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돌면 아래로 섬진강이 돌아 흐르고 구례읍과 지리산 노고단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에는 도선국사가 참선했다는 ‘도선굴’과 암벽에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새겼다는 ‘마애여래입상’도 보며 일상의 번민을 씻을 수 있다. 

 

사성암 올라가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시원한 바람과 맑은 공기를 쐬며 조금은 헉헉거리며 산 정상까지 올라가면 기암절벽에 절묘하게 있는 절이 보여 저절로 감탄의 탄성이 나온다. 

 

사성암은 백제 성왕 22년(544년)에 연기조사가 본사 화엄사를 창건하고 이듬해 사성암을 건립했다.

 

안내문에 의하면 4명의 고승, 즉 원효대사, 의상대사, 도선국사, 진각국사가 수도한 곳이어서 사성암이라고 불린다.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법당은 바위를 쪼아 그 돌로 축대를 쌓아 절벽에 절묘하게 세워놓았는데 그 모양이 절벽과 한 몸을 이룬 탑의 모양이다. 사바세계 위로 봉긋이 솟은 산 전체를 기단으로 삼아 정상에 석탑을 세운 모습이 자연적 예술적 가치가 높은 사찰임을 느낄 수 있다. 

 

절벽 옆으로 계단을 만들어 법당으로 올라가는 길은 신도들의 기원이 담긴 기와로 단장이 되어있어 계단 하나하나가 발원의 계단 같다. 그 계단을 올라가 법당입구에 서서 아래를 보니 오금이 저려온다. 뒤로 물러나 법당 안을 들여다보면 다른 법당과 달리 벽에 벽화가 보인다. 

 

원효스님이 선정에 들어가 손톱으로 그렸다는 ‘마애약사여래불’이라는 벽화인데 사성암의 불가사의한 전설이. 약 25미터의 기암절벽에 음각으로 새겨졌으며 왼손에는 애민중생을 위해 찻잔을 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고 현재 전라남도 문화재 22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건축양식은 금강산에 있는 보덕암의 모습과 흡사하다.

 

도선국사가 수도를 했다고 하는 도선굴은 한사람이 걸을 수 있는 통로를 걸어가 허리를 굽혀 굴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굴 안의 엄숙하면서도 고요함에, 그리고 산꼭대기 바위와 바위 사이에 오묘한 굴이 있어 과연 이런 곳에서 수행하면 정말 득도하지 않을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도선굴에서 나와 아래를 내려보니 고요히 흐르는 섬진강과 구례와 곡성평야가 한눈에 시원하게 들어온다. 마치 하늘을 걷는 느낌이다.

 

또 하나, 소원바위의 청동 부조작품을 자세히 보면 뗏목을 팔러 하동으로 간 남편을 기다리다가 지쳐서 세상을 떠난 아내와 뒤늦게 돌아와 아내를 잃은 설움에 겨워 또 숨을 거둔 남편의 애절한 전설이 이 소원바위에 깃들어 있다. 그러니 예나 지금이나 집 떠난 남편들은 너무 늦게 돌아오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산꼭대기에 있는 그곳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강산뿐이다. 사성암은 SBS 드라마 <토지> 에서 서희와 길상이가 불공을 드린 촬영장소로 널리 알려져 많은 참배 불자들과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다. 사성암은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 모습을 오롯이 볼 수 있고, 물줄기 너머로 가을 들녘과 지리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다른 세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성암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길에 적막과 고요를 맞이하고 싶을 때가 생긴다면 여기 사성암을 찾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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