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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 울산해파랑길 4,5구간 걷기여행을 마치고....
울산해파랑길, 길 위에서 울산을 묻다.
기사입력: 2019/10/08 [10:53]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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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울산걷기연맹 사무국장

 

▲ 출발전 단체기념촬영 하는 참가자들     © UWNEWS


[ 김건우 울산걷기연맹 사무국장] 태풍 ‘미탁’이 개천절인 3일 동해로 빠르게 빠져 나갔다. 울산에는 250mm의 물폭탄에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지만 그나마 큰 피해없이 지나갔기에 5일 해파랑길 걷기여행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울산재발견, 해파랑길 걷기여행’으로 울산시가 울산해파랑길을 통해 걷기여행 저변을 확대하고 문화관광 콘텐츠로 지역관광을 활성화 하기위해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 상반기는 4회에 걸쳐 성황리 진행한 바 있다. 하반기는 10월 5일부터 11월 2일까지 매주 토요일 5회에 걸쳐 진행된다. 

 

 

울산시청 햇빛광장이 토요일 오전 8시부터 분주하다. 접수대를 설치하고 행사일정에 대한 스탶회의를 하는동안 참가자들이 속속 도착한다.
서울, 여수,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참여한 50여명을 포함에 200여명이 이번 걷기여행에 동행한다. 이번 회차는 접수시작 하루만에 정원이 넘칠 만큼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불러 모았다.  

 

▲ 오전 8시부터 시청광장에서 참가자들이 등록을 하고있다     © UWNEWS

가족, 연인, 친구, 동호회 등 삼삼오오 일행들의 들뜬 목소리가 시청광장을 가득 메우고 17.5Km라는 적지않은 거리를 걷기위해 배낭속 소지품을 점검하는 참가자들의 바쁜 손놀림이 소풍날 아침을 연상케 한다.  

 

참가등록을 마치고 간단한 출발식을 가졌다. 울산광역시 최평환 관광진흥과장님, 울산광역시관광협회 정인락회장님, 울산광역시걷기연맹 원덕순회장님이 이른 아침부터 나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걷기체조로 준비운동을 마치고 출발지인 나사해변으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탑승한다.

 

▲ (좌부터)최평환 울산광역시 관광진흥과장, 정인락 울산광역시관광협회장, 원덕순 울산광역시걷기연맹회장     © UWNEWS



 

▲ 출발 전 몸풀기 체조를 하는 참가자들     © UWNEWS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과 함께 버스는 미끄러지듯 시내를 벗어난다. 차창가로 지나가는 석유화학단지, 온산국가산업단지... 누구나 “역시 공업도시다.”라고 생각할 것 같다.

나태주시인의 싯말에도 있듯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는 길은 이 길이 아니겠지만 자세히 보기위해 이 길을 떠나는것 아니겠는가. 

 

 

어느덧 나사해변, 파도는 잔잔한데 바람소리가 앙칼지다. 200명이 넘는 인원이 열을 맞춰 걸으니 끝이 안보인다. 태풍으로 밀려온 해양쓰레기, 곳곳에 유실된 백사장... 복구에 한창인 포크레인의 엔진소리가 고맙게 들린다. 

 

나사해수욕장은 빨간등대와 하얀등대가 마주보고있고 짧고 낮은 아담한 방파제로 사진찍기 좋은곳으로 꼽힌다. 올해 이 방파제앞에는 포토죤이 신설되었다. 이 곳을 포함해 해파랑길 울산구간에 12개의 포토죤이 신설되어 해파랑길을 찾는 이들의 사랑을 받게될 것이다.

 

▲ 나사해변 등대앞에 신설된 포토죤     © UWNEWS

 

나사해변에서 간절곶까지는 3.5Km거리다. 주변경관을 즐기며 걸어도 40여분이면 충분하다.

평동마을을 지나 모퉁이를 돌아서니 간절곶등대가 등탑을 빼꼼이 내민다.

표지석과 우체통앞에는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역시 관광명소답다. 이곳에서 잠시 여정을 풀고 간절곶에 대한 해설과, 벌써부터 “얼마나 걸어야 되요?”라고 묻는 참가자들을 위해 스트레칭으로 놀란 근육을 풀어준다. 사진작가를 초빙해 사진 잘찍는 방법도 간단히 설명고 참가자 몇 분에게 인생샷도 찍어준다.

 

▲ 간절곶 소망우체통 앞에서 관광해설을 듣는 참가자들     © UWNEWS

 

대송항의 프로포즈등대는 빨간등대 몸통에 하얀색으로 하트문양이 새겨져있다 밤에는 불도 들어오고 감미로운 음악도 흘러나온다. 이 등대에서 사랑을 고백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많은 연인들이 찾는다고 한다.   

이 등대를 배경으로 반지모양의 포토죤이 신설되었다. ‘프로포즈’라는 테마죤으로 구성한 모양이다. 참가자들에게 사진찍기를 권유하자 한 커플 참가자가 “우린 이미 이루어졌어요”하며 까르르 웃는다. 

 

▲ 프로포즈 등대를 배경으로한 반지 포토죤, 올해 신설되었다     © UWNEWS

 

드라마하우스를 지나니 숲길로 접어든다. 송정마을로 이어지는 절벽구간이 있으나 데크와 난간이 잘 설치되어있어 4살 꼬마도 거뜬히 넘는다. 송정낚시터에도 휴일 손맛을 즐기는 낚시꾼들이 빼곡하다.

 

송정공원과 솔개해수욕장을 지나 대바위공원에 이른다. 어느 길 하나 감탄을 금치 못한다. 간절곶이나 진하해변에는 여러번 왔지만 이 길을 처음 걷는다는 참가자들이 제법 많다. 연신 스마트폰에 풍경을 담고 아예 셀카봉을 들고 걷는다.

 

대바위공원은 진하해변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해변과 명선도, 명선교, 멀리 동구의 현대중공업 크레인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찍기로는 최고의 장소로 꼽힌다.

 

진하해수욕장과 연결하는 출렁다리에 트릭아트도 설치되었다. 이정표도 새로 설치되었다. 울산시에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국내뿐아니라 해외까지 널리 알려져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주길 기대해 본다.

 

▲ 대바위공원에서 참가자들     © UWNEWS

 

어느덧 오전일정이 마무리되고 진하해변 인근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인원이 많다보니 세군데로 나뉘어 식사를 한다. 나사해변을 출발해 진하해변까지 7.5Km거리다. 적지않은 거리다. 2시간 30분이 소요됐다. 

앞으로 10Km를 더 걸어야 한다. 식사를 마치고 걷기에 무리가 된다고 판단되는 참가자를 버스로 옮겨 태운다. 예닐곱명을 제외하고는 다 걷는다고 한다. 걱정이다 걷기 초보들도 많을텐데.... 

 

명선교와 진하마리나항을 뒤로하고 회야강변을 따라 걷는다.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 다르다.

폭우로 인해 뿌옇게 변한 회야강, 강뚝으로 나풀거리는 갈대와 이름모를 들풀들, 추수를 앞둔 논이 아직은 푸르름을 못 벗고 일행을 반긴다. 

선두그룹과 후미그룹이 제법 차이가 난다. 가다서다를 여러번 선두가 후미를 기다려준다. 휴식을 취하며 가져온 간식을 나누며 그렇게 배려를 배운다.

 

혹자들은 이 구간은 재미가 없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별로 볼 것도 즐길것도 없이 강따라 십여킬로를 걸어야하니... 그래서 자세히 보아야 하는 것이고 자세히 보려면 걸어야 한다. 걷다보면 별것이 다 새롭다. 나 자신을 내려놓는 법도 배우고 무수한 대화도 한다. 그것이 걷기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 회야강을 만나는 남창천을 걷는 참가자들, 먹구름이 몰려오고있다     © UWNEWS


진하에서 5~6Km지점, 갑자기 하늘이 까매지고 바람이 심상찮다. 소나기다.

한방울 두 방울 얼굴에 부딪히는 빗방울에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이내 하늘이 심술을 부린다.

사전공지 한대로 우의나 우산을 준비한 참가자는 우천을 대비하지만 용감한(?) 참가자들은 어쩔 도리가 없다. 비 피할곳도 없는데... 

비상용으로 일회용우의는 준비했지만 날씨가 좋아 버스에 놔둔 상태다. 부랴부랴 버스에서 우의를 챙겨오고 그 사이 일행들은 온산교 아래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누구하나 불평이 없다. “오히려 비가오니 더 상쾌하다. 마져 걷자” 한다. 

 

▲ 갑작스러운 소나기에도 걷고있는 참가자들     © UWNEWS


온산운동장에서 버스로 옹기마을로 이동한다. 옹기마을은 해파랑길과는 무관해졌다. 이전 구간중 사유지 논란으로 현재구간으로 변경되어 그렇다.

사실 망양에서 덕하역까지는 걷기에 그렇게 좋은 구간은 아니다. 그래서 덕하역까지 걷기대신 옹기마을을 걷기로 했다.

 

버스로 채 5분정도 옹기마을에 도착했다. 옹기박물관을 관람하고 꼼꼼하게 스트레칭으로 마무리 운동을 한다. 걷기 전후로는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이 필수다. 

O.X 서바이벌 퀴즈로 오늘 여행지들에 대한 상식도 쌓아가고 5문항을 다 맞춘 참가자들에는 소소한 상품이 지급되었다. 

또한 걷기선구자로 불리는 (재)대한걷기연맹 이사장인 이강옥 교수님이 깜짝게스트로 참석해 바르게걷기 체험도 해준다.

 

 

 

끝으로 이 행사를 위해 준비하고 진행한 스태프들이 오늘하루 무사히 일정을 소화하고 힘들었던 여정이지만 함께 행복하게 걷기여행에 동행해 준 참가자들을 향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수고한 스태프들에게는 참가자들이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아낌없이 주었다.

그렇게 모든일정이 끝나고 단체사진과 “울산해파랑길로 놀러오세요”라는 외침을 남기고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는다. 

 



오늘 200여명이 넘는 일행들이 나사해변을 출발해 간절곶, 송정공원, 대바위공원, 진하해변, 명선교, 회야강변, 온산운동장, 옹기마을까지 총 17.5Km를 걸었다.

울산의 명소들을 두 다리로 체험하고 그 길위에서 울산을 느끼고 인생을 배웠다.   

출발할 때 서먹함은 어디가고 많은 이들이 친구가 되어 서로 담소를 나누고 배려하고 더 이상 ‘남’이 아닌 ‘우리’가 되었다.

걷기가 그렇다. 걷기는 지역과 지역을 연결할 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함께 땀 흘리고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또 목적지까지 함께 해야하니 말이다. 

 

견해차이로 인한 국민들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사회적 집단갈등’으로 연간 최대 250조로 추산되는 경제적 비용이 낭비된다고 하니 ‘걷기’만큼 좋은 소통의 방법이 있을까 생각해본다. 

 

십여년전 ‘태화강전국걷기대회’를 진행할 때 한 참가자가 진행본부까지 찾아와 담당자를 찾을때 놀란 가슴으로 연유를 물으니 두 손을 꼭 잡으며 “평생 처음 아내와 아들의 손을 잡고 함께 걸었다. 바쁘게 살면서 돈만 벌어주면 되는지 알았다. 걸으면서 내내 울었다. 이런 기회를 줘서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던 참가자가 생각난다. 

 

그 분처럼 지금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태화강국가정원은 어떨까요, 울산 해파랑길은 어떨까요? 꼭 아름다운길을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걷기를 바랍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누군가와는 멀리가야 하기에....

  <울산걷기연맹 사무국장 김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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