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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영의 ‘클래식 음악’ 산책
삶의 기대와 두려움이 밀려올 때 들었던 음악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
기사입력: 2019/05/28 [11:3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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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영/음악칼럼니스트/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음악학 석사/메일주소: violinistyy@naver.com    ©UWNEWS

 우리의 삶이 쉬웠던 적이 있었던가. 어느 분야든 깊이 들어갈수록 어려움이라는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는다. 분야가 달라도 전문가가 되려면 이러한 난관을 피할 수 없다. 손잡이를 찾을 수 없는 높은 벽이 앞에 있는데 어떻게든 이 문을 열 손잡이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답답하지만 삶이 계속될수록 반복되는 이것의 정체를 어느 순간 알게 된다. 그리곤 ‘아, 또 올 것이 왔구나.’ 하고 느끼는 것이다. 여기에서 선택해야 한다.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을 것인지. 이것을 찾는다면 한 단계 발전할 것이고, 찾지 못해 여기서 포기하면 이제까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삶을 통해 깨달아왔다.  

 

 삶에의 기대와 노력이 깊을수록 난관은 더욱 자주 부딪히게 되는 것 같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러한 상황은 축복이기도 하다.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계속 발전하고 도전하려는 자들만이 이러한 난관에 부닥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가곡에 대해 쓰려고 하였으나, 도저히 그런 심리 상황이 아닐 때는 차라리 우울한 음악을 듣는다. 그러면 그 음악이 마음을 치료해 주는 힐링 음악이 된다. 음악치료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현재 상황이 힘들지라도 잠시나마 음악 안에서 마음이 평온해 지고 삶의 정상적인 리듬을 찾을 때 행복감이 다시 밀려온다. 

 

 

 나는 삶이 힘들 때 브람스의 음악을 찾곤 하였다. 진중하고 고전적이며 밀도 있는 그의 음악을 들을 때면 마음이 평온해지곤 했던 것 같다. 독일에 살적에 강가를 산책하며 친한 교수님과 했던 얘기 중, 다시 바이올린을 연주한다면 브람스 바이올린 콘체르토를 연주하고 싶다고 고백했던 생각이 난다. 이 곡은 우울하고 심지어 너무 어려운 곡이지만 말이다. 친구들과 브람스 실내악곡을 연습하던 중, 한 친구가 자신은 색깔로 작곡가들을 구분할 수 있다는 말을 하였다. 브람스는 연보라색인 것 같다는 말에 많은 이들이 동의를 표했다. 

 

 연보라색. 내가 브람스를 생각하면 떠올렸던 색깔이다. 진중하고 어두우며 어렵다. 그렇지만 삶에의 희망을 포기한 곡을 듣고 싶지는 않았다. 브람스 바이올린 콘체르토의 마지막 3악장을 들어보면 삶에의 활기찬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의 곡을 듣고자 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삶에의 희망을 놓지 않고 결국은 해피엔딩을 노래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베토벤, 차이콥스키와 세계 3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꼽히는 이 곡에 사용된 조성은라장조 (D Major) 이다. 이는 베토벤과 차이콥스키가 바이올린 협주곡에 사용했던 조성과 같다. 이 조성은 목가적이며 전원적인 정서를 가지는데, 이러한 느낌은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2악장에서 잘 나타난다. 

 

 또한 이 세 명의 작곡가는 평생 단 1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였다. 베토벤을 존경해 그를 롤 모델로 삼았던 브람스는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의식하며 이 곡을 작곡하였다고 한다. 요아힘의 연주로 초연될 당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연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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