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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詩가 만난 사람들
[시가만난사람들] 김영애 여여다례원 원장
기사입력: 2017/10/26 [11:4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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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덕순 편집국장

 35년 울산차인회를 지켜온 울산다도의 산 증인
“있는 듯 없는 듯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겠다”

 

 

▲ 여여다례원 김영애 원장    © UWNEWS

 

“울산 차문화의 백년대계를 위해 원로어른들을 모시고 경애하는 전통은 꼭 세워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제 힘껏 흩어진 차인의 기를 한데 모으는 일을 할 것입니다”소신 밝혀

 

[울산여성신문 원덕순 편집국장] 김영애원장. 그를 일러 ‘참한, 차인다운 차인’이라고 주위에서는 평한다.

 

새이슬차인회로 시작된 차생활이 울산차인회 회원으로 35년을 차인으로 살아온 김영애 원장은 울산차의 산 증인이다.

 

1983년 울산에 다도가 보급되고 차인들의 모임이 만들어졌을 때, 울산차인회, 청년차인회, 여성차인회, 새이슬차인회 4개 차회가 만들어졌다가 현재는 울산시차인연합회 이름으로 45여개 차회가 모여 연합하고 있다.

 

“제가 처음 차를 시작했을 때가 25살이었으니 35년간 차의 길을 걸은 셈이지요”


외길 인생인 셈이다. 얼마 전 중구문화의 전당 뜰에서 가진 여여다례원의 찻자리 행사는 300여명의 차인과 손님들이 모여 울산의 차문화를 보여주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물론 차인들의 행사인 다향제나 화전놀이 등은 시민을 대상으로 한 행사이지만 여여다례원의 찻자리는 차인들이 모여 서로 편하게 차를 나누는 자리로 시작이 되었는데..큰 행사가 돼 아쉬웠다고 말한다.


그 자리에는 울산차인들의 어른인 김장배 전 울산시교육청교육위원장과 장영동 교수, 양명학교수 등 원로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 김원장은 말한다.

 

“울산의 다도문화가 굳건히 자리 잡기 위해선 뿌리부터 단단해야 합니다. 차인들의 중심과 뿌리를 위해선 어른들이 계셔주셔야 합니다. 저는 울산 차문화의 백년대계를 위해 원로어른들을 모시고 경애하는 전통은 꼭 세워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제 힘껏 흩어진 차인의 기를 한데 모으는 일을 할 것입니다”


그는 차인들의 정신적인 지주였던 고 김정선 선생 사후에 약화된 다도정신의 부흥과 전통을 이어가는데 힘을 바치겠다고 말한다.

 

김원장의 삶의 철학이 궁금해 애송하는 시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는 최근에 발간된 김장배 전 의장의 시 ‘과녁’을 즐겨 읽는다고 추천한다. 


 
          과 녁
                                   김장배
     겨운 날 활터에서 

     낯선 활을 당겨본다.
     번번히 빗나가다
     운이 좋게 다가가도
     내 인생 한 가운데는
     맞출 수가 없었다.
     삶도 한낱 무예일까?
     날과 기도 무딘 지금
     펄펄하던 지난 날이
     초점을 흐려놓고
     빗나간 화살 한 대는
     행방마저 묘연하다.
     숨 고른 시간 앞에
     조용히 활을 내리고
     욕심의 핀을 뽑아
     모난 마음 다스린다.
     마지막 남은 화살이
     명중하길 바라며.

 

 

여여다례원은 울산차인연합회에 등록된 50여개의 차회 중 가장 먼저 등록된 차회이다.

 

“김정선 선생님께서 병석에 계실 때 선생님이 가르치시던 연다회 다연회 등 4개 차회를 물려주셔서 2006년 여여다례원으로 등록하고 현재 9개 다회,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겠다”는 평소 그의 소신처럼 그는 조용하나 강단있게 다도를 실천해 가고 있다.

 

“저희 원장님은 섬세하고 깔끔하십니다. 모든 면에서 반듯하고 대쪽같은 차인이지만 밀고나가는 추진력은 불도저 못지않습니다. 평소 모습은 조용하고 유순하지만 차수업 때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여여다례원 9개 다회의 총회장인 김미숙 회장은 김원장을 이렇게 평했다.


차인들의 다도가 너무 형식에 치우치는 건 아닌지, 생활차 보급에 차인들이 나서야 할 것 같은데...라는 말에 그는 차에 대한 평소의 지론을 펴보인다.


“차와 예절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차를 다루고 우리고 마시는 모든 행위들은 정숙과 정신집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진부해 보일 수도 있지만 기본과 정신에 충실하면 그 후엔 모든 차 행위에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차는 즐기는 기호품이자 차생활은 일상이 되어야 하므로 편하게 마셔야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자들에게 ‘찻물이 배이는 차인’이 되기를 강조합니다”


여여다례원의 차수업은 일 년을 4등분해서 4월,5월, 6월은 녹차로, 7,8,9는 홍차, 10,11,12월은 가루차, 1,2,3월은 보이차를 집중적으로 가르친다고 한다. 말대로 여여다례원의 회원들은 일주일에 두 시간 차 마시고 힐링하는 마음으로 다도수업을 받는다고 말한다.

 

차인의 길은 천천히 가야하는 길이므로 지금까지 온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조용히 흐르는 물처럼 천천히 갈 것이라고 말하는 김영애 원장은 오랜 차생활로 내공이 다져진 울산차인들의 정신적 귀감이기도 하다.

 

원로 이병직 교육장님의 타계(93세)로 어른들을 제대로 모시는 일에 마음이 급해졌다고 말하는 그는 울산차인들의 계통 세우는 일을 여생의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25세에 어머니를 여의고 통도사 극락전에서 처음 접한 차생활이 자신을 지탱해온 버팀목이었고 네 동생의 어머니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김영애  원장은  평소 차를 통해 배우고 가르치고 차와 함께 35년을 해온 울산 큰 애기 차인에서 원로 차인으로 굳건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  석남시어린이집 다도수업 모습   © UWNEWS

 

▲   다도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 모습  © UWNEWS

 

▲   여여다례원 차회  모습  ©UW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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