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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면 윤일병 못 참으면 임병장’이 되는 軍, 이대로 괜찮은가?
기사입력: 2014/08/21 [15:00]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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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은 기자
잇따른 사망사고로 군에 대한 불신 높아져...해결책으로 모병제 제시되기도
‘여중위 사건 A소령’ 여성장교 성희롱 혐의로 적발, 권익위 재조사 들어가

 
▲ 사진=SBS뉴스캡쳐     © UWNEWS

지난 6월 21일 육군 22사단에서 인격 모독을 참지 못한 임 병장이 동료들을 총기로 난사해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44일 만에 28사단 윤 일병이 행동이 느리고 굼뜨다는 이유로 상습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1일에는 휴가를 나온 같은 사단 소속 상병 두 명이 목을 맨 채 발견됐다. 연이어 벌어진 군 내부 대형사건으로 대한민국의 부모들을 현재 밤잠을 설치고 있다.
 
“살아서 돌아가는 게 목표”

최근 군에 입대하는 아들을 둔 부모들은 계속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28사단에 대한 불안감은 극에 달해 있다. 이전과는 달리 폭력을 당했을 경우 적극 대응을 당부하는 부모들도 많아졌다.

입대하는 장정들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저 살아서 전역하는 게 목표”라고 말할 정도로 불안한 마음을 감추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임 병장과 윤 일병...이어진 관심병사들의 자살
 
◆‘관심병사’는 군의 특수 관리대상인 병사들로 과거 사고를 일으켰거나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인성검사에서 우울증세 또는 자살가능성이 나온 병사들을 A,B,C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지난 6월 21일 육군 22사단 소속 관심 사병이었던 임병장이 동료들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탈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평소 자신을 무시하고 괴롭히던 이들에게 조준사격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전 국민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또 4월 7일, 28사단에서 윤 모(21)일병이 선임들에게 구타당해 비장까지 파열됐고 그 후유증으로 음식물이 기도를 막하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군 인권단체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으며 함께 있던 44명의 전우들이 이를 목격하면서도 침묵했던 것으로 드러나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은 불안을 넘어 공포에 떨고 있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같은 사단 소속 이모(21)상병과 또 다른 이모(23)상병이 11일 오후 10시 40분 서울 동작구 모 아파트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되는가 하면, 12일에는 또 다른의 부대의 윤 모(21) 일병이 부대 사격장에서 자신의 소총으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특히, 두 상병 동반자살 사건의 경우 휴가 두달 전 동료 병사에게 “휴가 중 동반자살하려고 한다.”는 말을 해 위험사실을 분대장에게 알렸지만 보고하지 않았고, 21세 이 상병의 경우 A급 관심병사로 입대 직후부터 성정체성 상담을 여덞 번이나 받은 것이 밝혀져 군의 관심병사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또 서울대 곽금주(심리학)교수는 “나도 힘들다. 도저히 살수 없다는 것을 알리는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했을 수도 있다.”며 관심병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8사단... 북 단골 침투 지역, 피로도 높아
계속해서 군과 관련된 사건·사고 소식이 보도되면서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곳은 ‘28사단’이다.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28사단은 윤 일병 사건과 두 상병 동반자살 사건 외에도 각종 대형사건이 터진 곳이다.
 
◆28사단 사건·사고
-1959년 대대장 정모 중령이 훈련방식에 불만을 품고 사단장 서모 준장을 권총으로 사살, 이 사건으로 정 중령을 총살당하고 최전방 사단장을 준장에서 소장으로 격상
-1985년 선임 병사들의 폭력에 앙심을 품은 박모 이병이 내무반에 들어가 소총으로 난사
-2005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중부전선 비무장 지대 내 GP에서 근무하던 김동민 일병이 동료들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K-1기관단총 44발 난사. 8명 사망, 2명 중상
-2012년 정모 대위가 K-2소총과 실탄 30여 발을 가지고 무장탈영. 전남 장성까지 내려가 여자친구와 싸우고 소총으로 자살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를 ‘과도한 근무스트레스’로 뽑는 의견이 많다. 28사단은 휴전선 뿐만 아니라 군사분계선(MDL)이 시작되는 임진강을 끼고 있고 동부전선에 비해 평야지대로 이루어져 북한군이 침투하기 쉬운 지역이라 경계 업무에 대한 피로도가 높다.
 
또, 최전방 부대의 특성상 외부와 단절된 채 소수의 인원으로 생활하는 특수환경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 부대 출신 예비역은 “28사단은 소부대로 운영하는 곳이 많아 지휘관이 일일이 점검하지 못해 점호가 없는 곳도 있다.”고 밝혀 그동안 부대원 관리가 어려움을 겪은 것이 드러났다.
 
성희롱 피해 자살의혹 여중위 사건 ‘권익위 재조사’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2010년 3월 강원 화천군 야산에서 목을 매 자사한 육군 모 부대 소속 심모(여·당시 25세) 중위 사건에 대해 어머니 강모(56)씨가 지난 5월 고충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당시 대대장 A소령의 부적절한 성희롱 발언을 해왔음이 밝혀졌지만 군은 ‘남자친구와의 불화로 인한 자살로 결론을 내며 구두경고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권익위는 지난 4월 A소령이 여성장교 성희롱 혐의로 적발돼 징계를 받은 사실을 확인해 심 중위 역시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사망자의 피해 사실을 중점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결과 성희롱으로 인한 자해사망인 것이 확인될 경우 위원회 심의를 거쳐 심 중위를 순직으로 인정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다.
 
군 문제의 해결법은 모병제?...군 내부 제도 개선 먼저
윤 일병 구타사망사건의 후폭풍으로 군은 몸살을 앓고 있다. 입대 예정 아들을 둔 부모들을 중심으로 ‘입영거부 서명운동’이 벌어지는가 하면 ‘모병제 청원 서명운동’이 벌어지며 일각에서는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관련법령에 의해 병력의 의무를 부과하던 기존의 징병제와는 달리 모병제는 직업군인으로 군대를 유지하는 제도로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모병제를 도입하여 부사관과 초급장교 비율을 늘려 소수 정예의 강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목 국방대 교수도 “경제적 관점에서 징병제보다 모병제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병제를 실시하려면 연간 6조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돼 당분간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군 사법제도 개선, 내부고발, 소원수리 등 군 내부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13일 열린 긴급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군 내부 반성촉구, 적폐척결, 범정부적이고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 강구”를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병사들의 병영 고립감을 해결해주기 위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허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사 보안과 기밀유출에 대한 기술적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아 당분간 군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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