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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여행기)
자연환경 극복한 카레즈에 고개 숙여
상점 곳곳에서 당도 높은 건포도 판매
기사입력: 2008/12/18 [10:21]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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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운편집이사
     
트루판은 서역에서도 기후가 좋지 않기로 소문이 나 있다. 트루판은 여름에는 기온이 높고 겨울에는 낮아 기온차가 심한도시다. 그런데 트루판 사람들은 이처럼 극한 자연 환경에 굴하지 않고 이것을 자신들이 극복해야 할 과업으로 생각했다.
   신기한 것은 트루판을 다녀보면 숲이 우거지고 그 사이로 물이 철철 넘쳐흐르는 수로가 많은 것을 보게 된다. 이것이 트루판이 자랑하는 카레즈다.  카레즈는 건조 지대의 지하 인공수를 말한다. 카레즈를 보면 혹독한 자연을 극복한 트루판인들의 인내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트루판 사람들이 오늘날 물 부족에 시달리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은 오래전 그들의 조상들이 후손들을 위해 수로를 팠기 때문이다. 그들의 조상들은 후손들이 물 부족으로 고생할 것을 생각해 오래전 수로를 파 천산 산맥의 눈 녹은 물을 트루판으로 끌어 들였다.
  카레즈가 언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정확한 기록은 없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당시 카레즈를 팠던 사람들이 남겨 놓은 도구들을 보아 2천 여 년 전에 카레즈가 완성되었을 것으로 본다. 이 사업을 하는데 걸린 시간은 120여년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보면 이 사업은 일을 시작한 사람들과 그들의 자식은 물론이고 손자들도 혜택을 보지 못하고 증손 때가 되어서야 할아버지들이 파 놓은 카레즈 물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트루판에는 카레즈 박물관이 있다. 이 박물관에서는 당시 트루판 인들이 카레즈를 파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나 하는 것을 보여주는 각종 전시물들이 많다.
  전시품 중에는 대형 카레즈 모형이 있나 하면 카레즈의 굴삭 과정과 방법, 공정에 쓰인 공구 등 유물들이 각종 인형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공구로는 흙을 팠던 나무 호미와 판 흙을 실어 내었던 나무통 등이 있다. 아마 카레즈를 팠을 당시만 해도 철 문화가 발달되지 않아 공사를 하면서 철로 만든 도구를 사용하지 못한 것 같다.
  전시품을 구경하고 나면 지하로 내려가 카레즈 현장을 볼 수 있다. 카레즈 현장은 지하  10m 정도에 있다. 현장에는 카레즈가 있고 그 속으로 물이 흐른다. 물의 깊이는 20~30cm 정도고 폭은 1m 정도가 된다. 놀라운 것은 수로 양 옆에 물의 자정력을 높여주는 돌들이 박혀 있는 것이다. 밖은 기온이 높아 땀을 흘릴 정도인데도 물은 이처럼 지하로 흐르다 보니 수온이 낮아 손을 물에 넣으면 찰 정도다.
  이 물이 트루판에서 수천 킬로미터가 떨어진 천산에서 지하를  통해 흘러온 것이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깊을 수밖에 없다.
  트루판 지상의 물은 대부분 암거를 지나 흘러온 물이다. 그 물길을 따라가 보면 낮은 곳에 노패가 나타나는데 시민들은 그곳에서 물을 끌어 올려 주위 야채와 나무들에게 물을 주고 자신들의 식수로 이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카레즈는 갈래가 1천 여개나 되고 한 갈래의 길이만 해도 수 킬로에서 수십 킬로가 된다. 따라서 천진 산맥에서부터 트루판까지 뻗은 수로의 길이를 모두 합하면 5천 킬로미터가 되어 수양제가 베이징에서 항저우까지 판 대운하 보다 그 길이가 훨씬 길다. 대운하는 3천2백 킬로미터 정도 되는데 반해 카레즈의 길이는 5천여 킬로미터나 된다. 이 때문에 이 사업은 운하와 만리장성과 함께 중국 3대 역사로 불린다.
  수로 한 갈래를 파는데도 3~5명이 한조가 된 인부들이 수개월에서 수 년 동안 팠다고 하니 이 사업을 위해 트루판 인민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카레즈의 가장 큰 특징은 증발되는 물이 적다는 것이다. 트루판은 기온이 높아 물의 증발량이 상당히 높다. 기온이 높아 일 년에 3천mm나 증발된다. 그러나 이를 안 트루판인들은  물의 증발을 막기 위해 처음부터 수로를 지하에 만들었다.
  아울러 이 물은 지하로 흐르기 때문에 사막의 강풍으로 생겨날 수 있는 모래 바람으로 인한 피해나 이로 인한 수질 오염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이런 카레즈로 자란 과일 중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것이 포도와 하미과다.  특히 포도는  일조량이 높아 달기 때문에  트루판이 자랑하는 최고 과일인데 도심 어디를 가나 포도밭이  많은 것은 카레즈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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