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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여행기)
서역에서도 기후 좋지 않기로 소문나
일조량 높아 포도 하미과 등 과일 맛 최고
기사입력: 2008/12/11 [16:43]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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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운편집위원
     
우루무치에서 투루판 까지는 180km 거리다. 우리나라 같으면 2시간 정도 걸릴 거리지만 관광버스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차는 사막위에 포장된 아스팔트길을 달린다. 투루판으로 오면서 남산 목장에 들려 말을 타기도 하고  인근 사막에 서 있는 풍력 발전소 구경도 했다. 오래전부터 말을 키워 중앙 정부에 공납했던 서역은 예부터 말이 유명하다.
하루에 천리길을 달린다는 천리마가 생산된 곳이 이곳 아닌가. 그러나 요즘 목장에 있는 말은 그렇지 못하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다 보니 옛날 초원을 달리던 기세는 사라졌고 외모부터 허약하기 짝이 없다.
바싹 마른 말 중에는 관광객의 체중을 이기지 못해 고개 마루를 오를 때면 숨을 가삐 쉬는 말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승마가 끝난 뒤에는 질서를 지키면서 물을 마시는 말들의 모습에서 옛날의 기품을 발견하기도 한다.
  풍력 발전소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데 이 지역에 풍력 발전소가 세워진 것은 바람이 세기 때문이다. 바람이 센 날은 모래 위 아스팔트로 달리는 관광버스마저 넘어지기도 해  이 지역을 지날 때는 차들이 조심을 해야 한다. 사방 끝 간 데 없이 선풍기 날개처럼 생긴 기계가 차례대로 돌아가는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많다고 한다.
신기한 것은 사막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오아시스다. 황량한 사막을 달리다 숲이 보이는 곳에는 반드시 사막이 있다. 아니 사막이 있기 때문에 푸른 숲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오아시스의 특징은 물이 있고 양떼가 있다는 것이다. 물이 있다 보니 수목이 자라고 수목이 자라다 보니 도시가 푸르다. 오아시스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수목은 미루나무다. 키가 큰 미루나무들이 도심에 쭉쭉 뻗어있고 이 아래서 사람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방을 황량한 모래가 둘러싸고 있는데 어디서 물이 그렇게 솟아나고 사람들이 북적 거리는 지 알  수 없다.
우루무치와 투루판 사이에 있는 사막은 겉으로 보기에는 황량하지만 단순히 황량한 들판만은 아니다. 이 황무지 아래에서는 석유는 물론이고 철광과 석탄 등 지하자원이 엄청나게 매장되어 있다. 이 사막에 매장된 원유는 중국 전체 원유 매장량의 30%가 된다. 오늘날 이처럼 많은 석유는 지금까지 ‘죽음의 바다’로 알려졌던 이 지역을 자원의 보고로 만들어 놓았다.
투루판은 서역에서도 기후가 좋지 않기로 소문이 나 있다. 분지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투루판은 지구상에서 사해 다음으로 낮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강우량이 적고 대신 수분의 증발량은 높아 일 년 내내 푹푹 찐다. 여름날 최고 기온은 48도 정도 된다. 48도면 사람이 이겨내기 힘든 온도다. 다행스럽게도 투루판은 습기가 적기 때문에 이런 고온에도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연 강우량은 16mm 정도인데 반해 무더운 날씨는 연 3천mm의 수분을 증발 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보니 대지에 수분이라고 있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투루판은 옛날부터 열의 도시 화주(火州)로 불리기도 했다.
실제로 투루판에 도착해 보니 우루무치와는 먼 거리가 아니지만 기후가 완연히 다르다. 10월인데도 도로에는 짧은 소매를 입은 사람들이 많고 날씨가 무덥다. 
 옛날부터 이 지역이 오죽 무더웠으면 「서유기」의 배경이 되었을 까. 투루판에는 화염산이 있다. 화염산은 동서 100km, 남북 10km로 평균 해발이 500m의 산지다. 풀 한포기 없는 이 산은 여름이 되면  지표에서 피어오르는 열기 때문에 흡사 불이 타오르는 것처럼 보여 화염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런데 이 화염산은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이 크게 활약을 했던 곳이다. 서유기를 보면 현장 법사와 그 일행이 이 화염산 옆을 지나가게 되는데 활활 타오르는 화염산을 지나기 위해서는 파초 부채가 필요했다.  그 때 화초 부채의 주인인 철옹공주와 싸우는 이야기가 이곳에서 전개된다.
화염산 바로 아래에는 「서유기」의 이 장면을 묘사한 전시관이 있다. 화염산 아래에 있는 사막의 한 복판을 막아 사방으로  벽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손오공과 현장법사 그리고 저팔계의 모습을 만들어 놓았지만 이곳을 관람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역사적으로 보면 투루판의 전성기는 5~7세기로 이 때 남창국이 세워져 번영을 구가했다. 이후 당이 직접 이 도시를 다스렸고 나중에는 위구르족이 서 위구르왕국을 건설하면서 전성기를 펼치기도 했다.
산업은 주로 농업으로 포도, 하미과 등 과일이 유명하고 면화도 많이 생산된다. 특히 투루판에는 포도가 많이 생산되어 도심 어디를 가도 포도를 말리는 건조장이 많다.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주인도 없는 구멍 뚫린 토벽들이 사방에 서 있는데 이 토벽이 포도 건조장이다.
투루판에서 생산되는 과일은 일조량이 많기 때문에 당분이 많아 달다. 실제로 포도만 해도 입에 넣어보면 우리나라 포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단물이 많고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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