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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김경복-전통자수 명인
자수에 매달린 것은 가족에 대한 끈끈한 사랑 때문
기사입력: 2008/11/26 [23:0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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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일성주필/사진=박석순기자
    
지난 11월21일부터 24일까지, 북구 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는 “김경복의 한국 전통자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원래 여성들의 정성을 대표하는 것이 자수란 말이 있다. 그만큼 꼼꼼한 정성을 기울이지 않고는 제대로 된 자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날 전시실에는 전통 혼례복인 “활복”을 비롯하여 민속도 병풍, 골무, 팔각다과보 , 전통방석, 화관, 경대, 3단 혼수함, 골무3작노리개, 두루주머니 등 우리들 주위에서 잊혀져가는 옛 조상들의 얼이 화려한 자수와 함께 되살아나고 있었다.
 자수란 빈 천 위에 한 올 한 올 색실을 수놓으며 마음을 다스리는 수양 작업이기도 하고 자수를 통하여 전통예절을 익혀가는 것이 가장 한국적인 여성이기도 했다.
  김경복 여사의 자수와의 인연은 15세 때부터 시작되었다. 보수적이고 엄격하기 짝이 없는 부모님 슬하에서 여성은 밖으로 돌면 안되고 교육도 무슨 필요가 있느냐는 부모님의 완고함 때문에 그녀는 규방에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자수 밖에 없어 어머니께 처음으로 자수를 전수 받았는데 어린 시절 그녀는 벼게모, 상보, 방석, 바늘 쌈지 등을 만들며 집안일을 도왔다.
 그러던 중 22살  때 현재의 부군을 만나 결혼 후 4남매를 낳아 키우며 시어머님과 남편 수발에 전념하면서 처녀시절에 항상 옆에 가까이 하며 지내던 수를 잊고 평범한 일상에 만족하면서 지냈는데 큰아들의 결혼이후 큰 며느리가 자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부터 그녀는 다시 자수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다시 시작한 자수를 하면서 지인들을 통하여 인사동에 다양한 자수가 있다는 정보에 접한 김 여사는 가끔씩 인사동에 들려 한국 자수의 다양한 견문에 접하게 되었고 그때까지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갇혀있던 안목도 차츰 넓혀지기 시작하였다.
 재차 도전한 자수에 한참 재미를 붙이던 중에 외손자의 돌잔치가 있어 외손자 선물용으로 돌띠를 만들게 되었는데 이 돌띠는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허리를 한바퀴 돌려 매도록 되어 있는데 여기에 김 여사는 정성을 다하여 돌띠에 자수를 놓았다고 했다.
 정성스럽게 수놓은 외손자의 돌띠를 보고 며느리들이 너무 부러워하여 김 여사는 친손자들의 돌에도 돌띠를 하나씩 선물하였는데 자수 재료를 공급해주던 선생께서 그녀의 솜씨를 보고 감탄하며 소품보다는 대작을 한 번 해보라고 권유하여 대작을 처음 시작한 것이 “활복”이었다.
 이 활복을 완성하자 너무 좋다며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출품하여 보라는 권유에 출품하게 되었는데 당당히 특선의 영광을 차지하였고 잇달아 제2회 한국예술공예공모전에서 대상과 입선을, 제6회 대한민국 공예예술대전에서는 입선을 하는 등, 김경복 여사의 자수 실력이 전국적으로 공인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녀가 자수와의 만남을 시작하고 이를 계속 할 수 있던 것은 가족에 대한 끈끈한 사랑 때문이었다. 가족을 생각하며 한 수 한 수 수놓던 자수가 가족에 대한 사랑을 넘어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보고 즐기는 한국전통자수의 명인으로 우뚝 선 것이다.
 특히 김 여사가 제2회한국예술공모전에 대상을 받은 새김버선과 패기버선은 우리 선조들의 생활의 얼이 담겨져 있는 작품이다.
 한국 특유의 버선은 남녀 모두가 신었는데, 문헌상으로는 말(襪)·족의(足衣)·족건(足件) 등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조선조 중종22년의 문헌에 보션말 이라고 씌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보션이라 불리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번에 출품된 새김버선과 패기버선은 뒤꿈치 부위의 회목이라고 불리우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는 버선을 신다가 닳아 못쓰게 되면 그곳을 분리하여 아랫부분만 다시 만들어 쓸 수 있겠끔 되어 있어 우리 선조들의 알뜰한 생활방식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무척 흥미로웠다.
 김 여사는 “활복”은 자수의 총결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혼례복인 “활복”에는 부부화합과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무늬와 글귀를 넣고  폐백 때 쓰는 병풍은 다산과 화합을 상징하는 화조도를 그려 넣으며 아이 돌에 입는 돌복에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문구를 정성스럽게 수놓아 입혔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런 한복이나 입고, 뷔페에서 잔치를 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는 김 여사는 자수와 함께 잊혀져가는 고운 우리 전통의식들이 어떻게든 보존되는 방안이 강구되었으면 좋겠다고 쓸쓸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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