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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여행기)
찬란한 문명보다 인간 야만성에 분노
세월은 교통의 흐름마저 바꾸어 놓아
기사입력: 2008/10/31 [09:5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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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운 편집이사
실크로드는 고대 동서 문명을 이었던 대륙횡단로로 이 길을 따라 인류는 놀랄만한 문명을 창조했다.
   실크로드는 무역의 통로 역할만 한 것이 아니다. 동서양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 종교와 신앙, 과학과 기술을 교류했다.  따라서 오늘날은 이 길의 여행을 문명의 기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크로드라는 용어는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 후 14세기 까지 이 길을 통해 주로 중국의 값비싼 실크가 서역으로 전파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이름을 처음 쓴 사람은 근세 독일의 지리학자  리히트호펜이다.
  그러나 이 길은 처음부터 영광의 길은 아니었다. 이 길을 개척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피 땀을 흘렸고 때로는 이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막에서 길을 찾지 못해 죽어갔다.
  이런 혼돈된 상태는 요즘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이곳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실크로드가 만들어 놓은 문명을 보기 위해 떠난다. 그러나 이곳에서 정작 느끼는 것은 문명의 찬란함 보다 인간의 야만성을 보게 된다.
  수천 년 동안 이 길을 오가고 이곳에서 살았던 인간들이 만들어 놓았던 불상과 벽화 등 불교 예술 작품에서 그리고 천산의 얼음물을 오아시스로 끌어들이기 위해 판 사막의 수로에서 여행객들은 인간 문화의 금자탑을 보게 되지만 이들 예술품을 훔쳐간 흔적들을 볼 때 마다 인간의 야만에 분노를 느끼는 것이 실크로드 여행이다.
  실크 로드를 잇는 도시들은 그동안 지진과 전쟁, 화재와 절도로 많이 파괴되고 훼손되었다. 그리고 이런 난리 속에서 통째로 사라진 도시가 있나 하면 이를 이겨내고 아직도 유적들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도시도 적지 않다.
  실크 로드 문명의 특이함은 이처럼 인간 문화의 아름다움을 창조한 장인(匠人)들의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문명을 파괴한 악한들의 이름은 아직 생생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세월의 흐름은 교통의 흐름도 바꾸어 놓았다. 과거 서역을 찾는 사람들은 실크로드의 출발지인 시안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해 돈황과 투루판, 우루무치를 통해 죽음의 바다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오늘날 이곳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북경에서 비행기를 타고 먼저 우루무치로 들어가 이곳에서 투루판과 돈황 등 다시 동편으로 나오는 역주행을 하게 된다.
  부산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북경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2시간 정도인데 반해 북경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우루무치까지 가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4시간으로 두 배다.
  중국 최 서역 우루무치는 아직 교통편이 좋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실크로드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우루무치로 가기 위해서는 중간 기착지로 상해나 혹은 북경을 이용하게 되는데 항공기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오랜 시간을 공항에서 머물게 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 여행객들은 북경에서 늦은 오후에 출발 자정이 가까워서야 우루무치에 도착하게 된다.
  북경에서 우루무치까지는 국내선이 되다 보니 기내 시설 역시 좋지 않다. 비행기 자체가 작다보니 앉는 공간이 좁아 비행시간 내내 뒤척이게 된다. 더욱이 밤 여행이다 보니 밖을 볼 수 없어 짜증나는 여행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우리들이 비행기를 타고 가는 길이 어떤 길인가. 옛날 현장법사가 구도를 위해 열사의 사막지대를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갈증에 시달렸던 길이고 장건이 그 때까지만 해도 전혀 중국에 알려지지 않는 서역 땅을 개척 정신으로 접근 했던 길이 아닌가. 오늘은 문명의 이기 때문에 3~4시간이면 도착 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우루무치까지 걸어가는 데는 수년이 걸렸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고작 3~4시간을 견디지 못해 기내에서 짜증을 부리는 것은 고행의 길을 찾아 나섰던 선인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문명의 고마움을 모르는 사치스러움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다.
   요즘도 서안에서 비단을 등에 싣고 옛날 상인들처럼 걸어서 로마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데는 30여년의 세월이 걸린다고 하니 말이 좋아 비단길이지 이 길이  얼마나 힘든 고행의 길인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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