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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피조물의 탄식
기사입력: 2019/04/01 [14:5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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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우 본지 논설위원     ©UWNEWS

미세먼지가 사람을 공격하고 있다. 맑은 날에도 도심이 뿌옇게 보인다. 가만히 있어도 코가 막히고 눈이 따끔거려 견딜 수 없다. 기관지가 약한 사람이 들이 마시면 만성천식이나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매년 미세먼지로 세계인구 700만 명이 죽어간다고 한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 오염물질과 반응하면서 2차 오염물질도 재생산해 확산시킨다. 작아서 보이지 않을 뿐 미세먼지는 치명적이고 무섭다. 문제는 지금으로서는 해결할 방법이 마땅히 없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공기 속 미세먼지가 무섭다고, 생명 줄인 들숨을 거부할 순 없다. 공기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숨결이다. 보통 사람은 하루에 약 1만 5,000L들 마셔야 사는 생명 샘이다. 그나마 공기 청정기를 틀면 좀 낫겠지만, 청정기가 없는 집들은 이마저도 포기해야 한다. 이대로 5년 후, 10년 후 우리 폐는 어떻게 될까? 정부는 미세먼지와 전쟁을 선포하듯 미세먼지 특별법을 선포하고 시행했다. 노후 경유차에 대한 서울 시내 도로 운행제한 외에 뾰족한 방법은 없다. 탁상공론이 일상이 된 국회는 사회재난이냐 자연재난이냐는 정치 싸움으로 세월을 보낼 것 같다. 먹고 살 터전이 되는 공장은 당장 멈출 수가 없기에, 어디선가 바람만 불어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미세먼지만 아니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도 심히 걱정해야 한다. 층적운이라는 구름층이 있다. 지상 500m~2000m에 이르는 이 구름층은 상층부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수직으로 계속 성장하지 못하고, 2000m 상공에서 수평 방향으로 퍼져나간다. 층적운은 지구 해양의 20%를 덮고 있고 특히 아열대 지방에 널리 분포하는데, 태양열을 차단해 지구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최근 미국 칼텍연구소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현재의 3배 수준인 약 1,200ppm 이상으로 상승하면 구름의 상층부가 불안정해지고 결국 이 상층 구름마루가 분해된다고 한다. 문제는, 지금의 온난화에 더해 약 8∘c에 해당하는 온난화 현상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으며, 전 세계적인 아열대화 현상이 가속화된다는 것이다.미세먼지를 해결해도 지구온난화 문제는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미세먼지 이전 봄의 대기 불청객 황사도 기억해야 한다. 햇빛이 지표면을 강하게 가열하면 대류현상이 발생한다. 가벼운 모래먼지는 부력을 받아 공중에 떠오른다. 상공에 강한 바람이 불면 부유된 모래흙이 멀리 비산한다. 공기 중 중금속 등 오염물질까지 실려와 기관지와 폐포까지 도달한다. 이제 날씨가 풀리면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중국의 황사가 우리나라와 일본을 지나 미국에 까지 날아가 피해를 줄 것이다. 지상에서 4.5km 상공까지 올라간 미세한 모래는 고층기류를 타고 태평양도 건넌다. 그리고 서서히 내려 앉아 사람의 피부 장벽 기능을 해체한다. 피부를 거칠게 만들고 호흡기는 치명적 공격을 당할 것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자연을 훼손한 대가를 돌려받고 있는 이 재난에 어떻게 해야 지구촌이 다시금 편안하게 숨 쉴 수 있을까? 나무를 심고 숲을 가꿔야 한다. 보통 나무 한 그루는 4명이 마시는 산소를 제공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도시의 가로수는 길의 온도를 2.6도에서 6.8도까지 낮추고 습도를 높여준다. 숲속 미세먼지 농도는 도심보다 25% 낮고 초미세먼지는 40%정도 낮다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 베어버린 나무였으나 이젠, 살기 위해 심어야 한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황사 현상은 자연의 경고다. 인간이 자연을 일방적으로 남용할 때 자연이 어떻게 반응해 올 것인지를 미리 보여주는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창을 걸어 닫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행위와 화학적 결합으로 인한 기후 변화를 멈추라는 자연의 예언적 경고다. ‘지구사랑’이란 말로 인간우월성을 말할 상황도 아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 이젠 다른 대안 이 없다. 스스로 자정능력을 키워야 할 때임을 조금이라도 빨리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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